'환전' 미끼에 1천만원 증발…온라인 방송 신종 사기 수법
'환전' 미끼에 1천만원 증발…온라인 방송 신종 사기 수법
등급 상향·오류 해제 명목으로 추가 입금 유도
전문가들 “민사소송보다 형사고소 먼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평범한 직장인 A씨의 통장 잔고 960만원이 단숨에 증발했다. 온라인 방송 플랫폼에서 '선물'받은 가상화폐를 현금으로 바꾸려다 벌어진 일이다. 환전 신청 한 번에 A씨는 사기 조직이 파놓은 함정에 빠져 1천만원에 가까운 돈을 뜯기고 말았다.
미끼는 '공짜' 가상화폐, 끝나지 않는 입금의 늪
모든 비극은 지인이 소개해 준 온라인 방송 플랫폼에서 시작됐다. 방송 시청에 쓰이는 가상화폐 '젤리' 300만원어치를 공짜로 선물받은 A씨. 이를 현금으로 바꾸려 하자 플랫폼 고객센터는 “환전을 위해 등급을 올려야 한다”며 첫 입금을 요구했다.
A씨가 '골드등급' 비용 30만원을 보내자 사기 조직의 본색이 드러났다. '수수료' 66만원, '계좌 오류 해제금' 198만원, 'VIP등급' 66만원, '퀵환전서비스' 200만원 등 황당한 명목의 요구가 꼬리를 물었다.
“이것만 입금하면 이전 돈까지 모두 환전된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돈을 보낼수록 A씨의 통장은 비어갔다. 현재 A씨의 계정에는 1000만원이 넘는 '젤리'가 쌓여있지만, 조직은 “고액 환전이라 본인인증비 300만원이 더 필요하다”는 마지막 요구를 끝으로 연락을 끊었다.
주소도 모르는데 소송?…'형사고소'가 정답인 이유
가해자의 이름도, 주소도 모르는 막막한 상황. 피해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기 쉽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민사소송'이 아닌 '형사고소'가 정답이라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창세 박영재 변호사는 “단순 채무 불이행이 아닌 형법상 사기죄(형법 제347조)에 해당하는 명백한 범죄”라며 “경찰에 먼저 신고해 송금 계좌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범인을 특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사소송은 상대방 인적사항을 알아야 시작할 수 있지만, 형사고소를 하면 수사기관이 계좌 명의자를 추적해 가해자들의 신원을 파악해준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수사망이 좁혀오면 가해자들은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 합의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과정에서 피해를 신속히 회복할 가능성이 열린다”고 설명했다.
수사를 통해 상대를 특정하고, 이를 통해 합의나 민사소송의 길을 여는 것이다.
소개한 지인, 돈 받은 계좌주…'모두가 한패'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치밀하게 계획된 조직적 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법무법인 세잎 손우석 변호사는 “처음 플랫폼을 권유한 지인 역시 사기 조직의 일원, 즉 바람잡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A씨를 안심시키고 사기 무대로 끌어들이는 역할이다.
돈이 입금된 계좌의 주인들도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법률사무소 필승 김준환 변호사는 “계좌 명의자들은 자신의 통장이 범죄에 쓰일 것을 알면서도 빌려준 것”이라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나 사기죄의 방조범(범죄를 도움)으로 함께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A씨가 가진 송금 내역과 메신저 대화 기록 하나하나가 범죄 조직 전체를 엮을 결정적 증거가 되는 셈이다.
결론적으로, 이와 같은 신종 환전 사기를 당했다면 망설일 시간이 없다. 즉시 모든 송금 내역과 대화 기록을 빠짐없이 모아 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 사기죄로 형사 고소장을 제출하는 것이 피해 회복의 첫걸음이자 가장 빠른 길이다. 법무법인 한별 이주한 변호사는 “가해자 신원이 불명확한 상황에서 민사소송부터 제기하면 각하될 위험이 크다”며 “신속한 형사고소가 피해 회복의 핵심”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