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 여자 샤워실 잠겼다고 남자 샤워실 쓴 여성⋯처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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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 여자 샤워실 잠겼다고 남자 샤워실 쓴 여성⋯처벌할 수 있을까

2025. 10. 10 13:45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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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서 여성 이용객 간 벌어진 샤워실 갈등, 욕설까지 오갔지만

성적 목적 없다면, 처벌 어려워

여자 샤워실이 잠겼다는 이유로 남자 샤워실을 이용한 여성이 다른 이용객에게 욕설을 퍼부어 논란이 됐다. /셔터스톡

캠핑장에서 여자 샤워실이 잠겼다는 이유로 남자 샤워실을 이용한 여성이 다른 이용객과 시비가 붙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지적하는 이에게 "미친X"이라며 욕설까지 퍼부은 이 여성,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


사건은 지난 8일 한 캠핑장에서 벌어졌다. 글쓴이 A씨는 "여자 샤워실이 잠겨 있었는데, 한 여성이 옆에 있는 남자 샤워실로 들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20분 넘게 나오지 않자, 아들을 샤워시키려고 기다리던 A씨는 문을 두드렸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여성에게 A씨가 "여자가 왜 여길 이용하느냐"고 따져 묻자, 돌아온 것은 욕설이었다. 여성은 "네가 문 두드렸어? 여자 샤워실 문 잠겼는데 그럼 어쩌라고, 미친X아"라고 소리쳤다. A씨의 아들을 향해서는 "너도 여자 샤워실 가라"고 비꼬기까지 했다.


이 여성의 행동은 명백히 비상식적이지만, 법의 잣대를 들이대면 처벌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핵심 쟁점: '성적 욕망' 있었나

먼저, 이 사건이 성폭력처벌법상 성적 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죄(제12조)에 해당하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이 법은 "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화장실이나 목욕실 등 다수가 이용하는 장소에 침입했을 때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한다.


가장 중요한 구성 요건은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이다. 단순히 성별이 다른 공간에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는 이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여성은 여자 샤워실이 잠겨 있어 부득이하게 남자 샤워실을 이용한 것으로 보이므로,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법원은 이런 목적이 없었다면 무죄를 선고한다.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은 지난 2022년, 남자화장실이 불결하다는 이유로 여자화장실을 이용한 남성에게 "용변을 해결하기 위해 들어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2022고정208).


건조물침입죄 적용도 어려워

성적 목적이 없었다면, 단순히 다른 성별의 시설에 들어간 행위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을까. 이때는 형법상 건조물침입죄(제319조)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 관리자가 관리하는 건조물에 그 의사에 반하여 들어갔을 때 성립하는 범죄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해당 여성은 캠핑장 이용객으로서 시설을 이용할 권리가 있었다. 일시적으로 여자 샤워실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남자 샤워실을 이용한 것이 '관리자의 의사에 명백히 반하는 침입'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캠핑장 관리자가 평소 성별에 따른 샤워실 이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퇴실 조치 등을 한다는 점을 명확히 고지했다면 침입죄가 성립할 여지가 있다. 단순히 성별 표시만 해 둔 상황에서 긴급한 필요에 의해 일시적으로 이용했다면, 관리자의 추정적 의사에 반한다고 보기 어려워 처벌은 힘들다.


결론적으로 해당 여성의 행동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여지가 크지만, 형사처벌까지 이어지기는 어렵다. 오히려 욕설을 한 행위에 대해서는 별도로 모욕죄 성립 여부를 따져볼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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