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16일된 아들 산후조리원에 버리고 떠난 엄마…법원은 왜 선처했나
태어난 지 16일된 아들 산후조리원에 버리고 떠난 엄마…법원은 왜 선처했나
'남편에게 아이 인도 부탁한다' 메모 남기고 퇴원

생후 16일 된 아기를 조리원에 두고 떠난 산모에게 법원이 집행유예와 취업제한 면제 판결을 내렸다. /셔터스톡
엄마와 아기가 첫 교감을 나누는 산후조리원. 한 산모가 이곳에 생후 16일 된 아들을 남겨두고 홀연히 사라졌다. 아기를 유기한 비정한 엄마로 보였지만, 법원은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며 선처를 베풀었다.
2022년 6월 22일 오전 8시경, 서울 구로구의 한 산후조리원. 친모 A씨는 갓 태어난 아들을 신생아실에 남겨둔 채 퇴원했다. 아기 곁에는 메모 한 장이 전부였다. 메모에는 남편과 시댁의 연락처, 그리고 '피해 아동의 인도를 부탁한다'는 짧은 문장이 적혀 있었다.
A씨가 조리원을 떠난 뒤, 홀로 남겨진 아기를 발견한 직원의 신고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산후조리원 CCTV에는 A씨가 나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결국 A씨는 아동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 취업제한 명령까지 면제
인천지방법원 김지후 판사는 A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생후 16일의 신생아를 정당한 절차 없이 유기한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A씨의 절박한 사정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피해 아동에게 별다른 위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 ▲초범으로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 ▲재범 위험성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
특히 법원은 A씨에게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까지 면제하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나이, 성향, 전과, 가족관계, 재범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취업을 제한해서는 안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참고] 인천지방법원 2025고단375 판결문 (2025. 5. 14.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