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후 헤르페스 확진, 검사 거부하는 남자친구를 검사 없이 고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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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후 헤르페스 확진, 검사 거부하는 남자친구를 검사 없이 고소할 수 있을까

2026. 10. 01 11:20 작성
송광범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kb.song@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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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녹음과 관계 중 발언만으로 감염 사실 인지 증명될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성관계를 가진 뒤 며칠 만에 배뇨통과 함께 수포·궤양이 생겨 산부인과를 찾았고, 헤르페스 2형 확진을 받았다.


A씨가 이 사실을 알리자 남자친구 B씨는 자신은 증상이 없다며 검사를 거부했고, 전 여자친구들도 아무 이상이 없었다고 답하면서 두 사람 사이는 틀어졌다.


A씨는 오랜만의 연애 중 벌어진 일이라 B씨를 감염원으로 의심하고 있고, 검사를 미루는 통화 녹음과 카카오톡 대화, 관계 중 B씨가 남긴 발언을 증거로 확보해뒀다.


B씨의 검사 결과 없이도 형사고소가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무엇을 증명해야 처벌로 이어질까?


검사 거부하면 고소장 접수는?


고소는 수사의 단서를 제공하는 행위여서, 고소인이 상대방의 협조나 검사 결과까지 갖출 필요는 없다.


법률사무소 조율 조가연 변호사는 “남자친구가 현재 검사를 거부하고 있더라도 고소 자체는 가능하다"며 "헤르페스 2형 감염은 신체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어, 상대방이 자신의 감염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이를 알리지 않고 성관계를 하여 감염시켰다면 형법상 상해죄가 문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해죄의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등이다. 다만 고소가 가능하다는 것과 실제 혐의가 인정된다는 것은 구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고소 이후다. 상해죄로 처벌하려면 아래와 같은 것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돼야 한다.

  • ① B씨가 관계 당시 헤르페스 2형 보균자였던 점
  • ② A씨가 관계 이전에는 감염되지 않은 상태였던 점
  • ③ 이번 관계로 인해 실제 감염이 이뤄졌다는 인과관계


보균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세 요건 중 첫 번째부터 막힐 수 있어, 수사 결과가 불기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함께 거론될 수 있다.


검사 거부와 관계 중 발언, 고의를 증명하는 증거가 될까


A씨가 확보한 통화 녹음은 본인이 직접 녹음한 것이어서 증거로 제출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 나온다. 관건은 카카오톡 대화와 관계 중 발언이 B씨의 고의를 얼마나 뒷받침하느냐다.


법무법인 선승 안영림 변호사는 “남자친구가 검사를 받지 않았더라도 고소는 가능하다. 다만, 상해죄로 처벌하려면 남자친구가 자신이 헤르페스에 감염된 사실을 알면서도 성관계를 했다는 점(고의)까지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헤르페스 2형은 증상 없이 보균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그래서 수사기관은 ‘본인도 감염 사실을 몰랐다’는 해명을 쉽게 배척하지 않는다. 관계 중에 한 말들도 감염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직접 증거로 보기에는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고도 설명했다.


반면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성병이 있는 자가 콘돔을 사용하지 아니하거나 또는 콘돔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성관계를 가질 경우 성병이 옮을 수 있다는 것은 일반 상식으로도 볼 수 있어, 적어도 상대방에게 미필적 고의가 있음은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금 진행 중인 혈액검사에서 IgM 수치가 확인되면 최근 감염 여부를, IgG 수치는 과거 감염 여부를 가늠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는 설명도 함께 나온다.


이 수치만으로 감염원까지 특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어, 발언과 검사 거부 정황을 얼마나 무겁게 볼지는 수사 단계에서 확인될 사실관계에 달려 있다.


고의 입증이 막히면 어떻게 되나


B씨가 끝까지 검사를 거부해도 사건이 그대로 멈추는 것은 아니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는 “상대방이 검사를 거부하더라도 고소 진행은 충분히 가능하다. 수사기관은 고소장이 접수되면 강제수사 절차를 통해 상대방의 과거 진료 기록이나 감염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새로 채혈을 강제하는 것과 과거 진료 기록을 확인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법무법인 한강 허은석 변호사는 “상대방의 검사나 채혈을 임의로 강제할 방법은 마련되어 있지 않고, 고소 이후 수사기관의 참고인 조사나 출석요구를 통해 진술을 확보하는 절차로 접근해야 한다”고 짚었다.


B씨의 과거 진료 기록에서 보균 사실이 확인되지 않거나 고의가 인정되지 않으면 상해죄 대신 과실치상죄가 검토될 수 있고, 감염 경로 입증 자체가 어려워지면 형사처벌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형사 절차와 별도로 치료비와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검토할 수 있다는 점은 답변 대부분에서 공통으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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