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설 사실 아니다" 반박 속…한양대 재단 매각, 법리적으론 가능할까
"매각설 사실 아니다" 반박 속…한양대 재단 매각, 법리적으론 가능할까
학교법인 한양학원 측 "사실무근, 논의된 바 없다" 강력 부인
실현 가능성은 '글쎄'

지난 11월 22일 오후 한양대 서울캠퍼스에서 치러진 2026학년도 논술고사가 끝나고 학생들이 캠퍼스를 빠져나가는 모습. /한양대학교
한양대학교 재단이 약 3000억 원에 매물로 나왔다는 매각설이 제기됐다. 최근 대학가와 투자은행(IB) 업계를 중심으로 흘러나온 이야기다.
소문의 핵심은 명문 사학으로 꼽히는 한양대학교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한양학원이 경영권을 넘기려 한다는 것이다. 배경으로는 최근 건설업계를 위협하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가 지목됐다.
하지만 곧바로 학교법인 한양학원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학교법인의 경영권 이전이 현행 법 테두리 안에서 성립할 수 있는지, 법적 실현 가능성을 따져봤다.
"PF 빚보증이 쏘아 올린 공"... 재단 위기설의 전말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이번 매각설의 발단은 한양학원 계열사들의 무리한 투자였다. 김종량 이사장의 친인척이 주도한 물류센터 개발 등 부동산 PF 사업에 계열사들이 약 5000억 원 규모의 보증을 섰는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이 좌초 위기에 처하면서 그 불똥이 재단으로 튀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양학원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 6월 알짜 회사인 한양증권을 2204억 원에 매각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돈으로도 급한 불을 끄기에 역부족이었고, 결국 외부 자본 3000억 원을 수혈받는 조건으로 재단 운영권(이사 선임권)을 넘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학교법인 한양학원 측은 즉각 반발했다. 한양학원은 공식 반박문을 통해 "외부 자본 참여나 이사회 선임 구조 조정, 재단 운영권 이전 같은 사안은 한양학원 내부에서 논의된 사실이 전혀 없다"며 해당 보도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학교법인은 사립학교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공공성과 비영리성을 전제로 운영되며, 이사회 구성과 권한은 엄격한 법적 절차 아래 관리되고 있다"면서 "한양학원은 법적으로 요구되는 재정 의무도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단호한 대응을 예고했다.
학교는 사고팔 수 없다? 법은 '반만 맞다'고 한다
여기서 드는 의문이 있다. "학교를 돈 주고 사고파는 게 법적으로 가능한가?"라는 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학교 건물을 파는 건 불가능하지만 운영하는 권한을 넘기는 건 가능하다.
현행 사립학교법은 학교 교육에 직접 사용되는 땅이나 건물(교육용 기본재산)을 파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 하지만 학교법인 자체를 매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명시적인 조항은 없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이사 선임권 거래'라는 우회로다. 돈을 낸 투자자가 지명하는 사람들을 학교법인 이사회 임원으로 앉히고, 기존 이사들은 물러나는 방식이다.
대법원 판례 역시 "교육용 재산을 처분하는 게 아니라 운영권만 유상으로 양도하는 행위는 사적 자치 원칙상 허용된다"고 보고 있다. 즉, 3000억이라는 거액이 오가더라도 형식상 '기부금'과 '이사 교체'의 형태를 띤다면 법적으로 무효가 아니라는 뜻이다.
교육부라는 '철벽'... 계약해도 실행은 첩첩산중
하지만 설령 한양학원이 누군가와 이런 이면 계약을 맺는다 해도,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교육부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사립학교법상 이사를 뽑는 건 재단 마음이지만, 그 이사가 취임하려면 관할청인 교육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교육부는 신임 임원이 법을 어겼거나 학교 운영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하면 승인을 거부할 수 있다.
특히 이번처럼 대규모 PF 부실로 재정 건전성이 악화된 상황이라면 교육부의 검증 칼날은 더욱 매서울 수밖에 없다. 만약 교육부가 "학교 운영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이사 승인을 거부한다면, 3000억을 주기로 한 투자자는 돈을 지급하지 않을 것이고 계약은 엎어지게 된다.
게다가 총학생회와 교수, 동문 등 학내 구성원들이 거세게 반발할 경우, 기존 이사들이 사임서를 내는 과정조차 순탄치 않을 것이다.
결국 이번 '3000억 매각설'은 법적 틈새를 노린 시나리오 상으로는 가능하지만, 교육부의 감시와 학내 반발이라는 현실의 벽을 넘기엔 위험한 도박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