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병원에 아이 데려왔다고 '차량 테러'…법원도 그들의 분노를 이해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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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병원에 아이 데려왔다고 '차량 테러'…법원도 그들의 분노를 이해해줄까

2026. 07. 07 16:49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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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서 수십 곳 긁힌 차량

아이 동반이 재물손괴 감경 사유 될까

둘째 임신을 위해 난임센터를 찾은 여성이 첫째 아이를 데려왔다는 이유로 다른 환자에게 차량 훼손 피해를 입었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둘째 임신을 위해 수도권의 한 난임센터를 찾은 30대 여성 A씨는 진료 후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량이 날카로운 도구로 수십 군데 긁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경찰 신고 후 보안 카메라 영상을 확인한 결과, 범인은 같은 센터에서 진료를 받던 다른 여성이었다.


A씨가 첫째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병원에 데려간 것이 화근이었다. A씨는 "어쩔 수 없이 아이와 함께 왔는데, 그 사람이 계속 따가운 시선으로 나를 쳐다보는 게 느껴졌었다"고 토로했다.


법적으로 이 여성의 행위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범죄다. 우리 형법은 타인의 재물을 손괴해 그 효용을 해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효용을 해한다'는 것은 사실상 또는 감정상 그 재물을 본래 목적대로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상태를 의미한다. 날카로운 도구로 차량을 긁어 수리가 필요한 상태로 만든 행위는 명백한 재물손괴죄에 해당한다.


호르몬 탓에 예민해서? 법원은 안 봐준다


그렇다면 피고인 측이 난임 치료 호르몬 주사로 인한 극심한 감정 기복 상태였고, 피해자가 아이를 데려와 자극했다며 선처를 호소한다면 어떨까.


형법 제53조는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을 때 형을 깎아주는 작량감경(법관의 재량으로 형을 줄여줌)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이 주장이 실제 양형에 유의미하게 반영되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유는 크게 3가지다.


  1. 피해자의 행위가 적법하다. 병원에 아이를 데려가는 것은 사회통념상 비난받을 일이 아니므로 양형상 참작할 만한 피해자 측의 '유발 행위'로 볼 수 없다.
  2. 범행이 계획적이고 적극적이다. 날카로운 도구로 수십 군데를 긁은 행위는 상당한 시간과 의도가 필요한 적극적 가해 행위다.
  3. 심신미약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단순한 감정 기복이나 심리적 예민함은 원칙적으로 심신장애에 해당하지 않는다.


결국 '난임센터에 아이를 데려왔다'는 사정은 심리적 배경으로 참고될 수는 있으나, 실질적 감경 사유로 인정받기는 어렵다.


난임의 고통은 깊고 예민하다. 하지만 그 고통이 타인의 재물을 파괴할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법원 역시 타당한 이유 없는 분노 표출과 사적 보복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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