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분 가면 인터뷰 할게요" 김혜성 귀국 현장 소동… '고척 김선생' 그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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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분 가면 인터뷰 할게요" 김혜성 귀국 현장 소동… '고척 김선생' 그는 누구인가

2025. 11. 07 12:10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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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째 '빚투' 시위 채권자, 명예훼손 2회 유죄

아들에겐 법적 책임 없지만

"오죽하면" 여론 엇갈려

2025년 8월 2일, '고척 김선생'이 고척돔에 세운 현수막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월드 시리즈(WS) 우승 반지를 끼고 금의환향한 김혜성(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선수의 귀국 인터뷰가 돌연 중단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7년째 김혜성 부친의 채무 변제를 요구해 온 이른바 '고척 김선생'이 현장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김혜성은 6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저 분 좀 막아주시면 제가 열심히 (인터뷰) 하겠다"며 현수막을 든 남성을 가리켰다. 현수막에는 "어떤 놈은 다저스 가서 떼돈 벌고 암세포 애비놈은 파산 - 면책", "암세포가족 곧 천벌받는다" 등 격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김혜성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김혜성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 남성은 김혜성의 부친에게 약 1억 원의 채권을 가진 채권자 김씨로 알려졌다. 그는 김혜성의 KBO리그 시절부터 경기장을 찾아 "느그 아부지한테 김씨돈 갚으라고 전해라~!!"는 피켓 시위를 벌여왔다.


이날 소동으로 7년간 이어진 '빚투' 논란은 다시 여론의 중심에 섰다. 김씨의 시위 방식은 이미 2019년(벌금 100만 원)과 2025년(벌금 300만 원) 두 차례나 명예훼손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오죽하면 저럴까"라는 동정 여론과 "선수에게 피해를 주는 건 부당하다"는 비판이 엇갈린다.


이 해묵은 갈등을 법적으로는 어떻게 봐야 할까.


아버지가 빚졌는데, 왜 아들한테?… 가족의 연대책임

아들인 김혜성 선수는 부친의 빚을 갚아야 할 법적 의무가 전혀 없다.


우리 민법은 '개인책임의 원칙'을 따른다. 채무는 원칙적으로 빚을 진 당사자 본인만이 부담한다.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그 빚이 자녀에게 자동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자녀가 부모의 빚을 법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경우는 극히 예외적이다. 자녀가 해당 채무에 연대보증을 섰거나 부모가 사망한 뒤 자녀가 그 빚을 상속 받았을 경우다. 이마저도 자녀가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하면 빚을 갚지 않거나 상속재산 내에서만 갚을 수 있다.


채권자 김씨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의 피켓 문구는 "김혜성아, 돈 갚아라"가 아닌 "느그 아부지 김수환에게 김선생 돈 갚으라고 전해라"였다.


하지만 선수의 직장인 야구장이나 인터뷰 현장까지 찾아와 시위를 하는 것은, 법적 책임이 없는 아들을 압박해 채무 변제를 받아내려는 행위로, 정당한 채권추심 행위로 보기 어렵다.


애비는 돈 떼먹고… '빚투' 시위의 법적 한계

채권자 김씨의 행위는 표현의 자유의 영역일까, 명예훼손의 영역일까? 헌법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만(제21조 제1항), 동시에 타인의 명예를 침해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다(제21조 제4항).


김씨의 피켓 내용처럼 "애비는 돈 떼먹고", "자식은 고소하고" 등 구체적인 사실을 공개적으로 적시하면 '사실 적시 명예훼손'(형법 제307조 제1항)이 성립할 수 있다.


만약 피켓 내용 중 하나라도 허위사실이 있다면, 이는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형법 제307조 제2항)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등 더 무겁게 처벌된다.


'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그것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형법 제310조)에는 처벌받지 않는다. 하지만 법원은 채권 회수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피켓 시위는 사익적 목적이 강하다고 본다. 따라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로 인정받기 어렵다.


김씨가 사용한 "암세포 애비놈", "암세포가족" 등은 사실 적시가 아닌 경멸적 표현으로, '모욕죄'(형법 제311조)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김혜성 선수의 공식 귀국 인터뷰 현장이나 경기가 열리는 야구장에서 시위를 벌여 행사를 방해하는 행위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형법 제314조)로도 처벌될 수 있다.


법과 여론의 온도 차

법의 잣대는 명확하다. 아들은 아버지의 빚을 갚을 의무가 없으며, 채권자 김씨의 시위 방식은 이미 두 차례의 유죄 판결이 증명하듯 명백한 불법행위다.


그러나 법의 판단과 별개로 여론의 온도는 사뭇 다르다. "오죽하면 7년째 저러겠느냐"는 동정론이 존재하는 이유는 김씨가 처한 절박한 상황 때문이다.


2025년 등장한 현수막의 "애비놈은 파산 - 면책"이라는 문구는 실제 채무자인 김혜성 선수의 부친이 법원의 파산 및 면책 절차를 통해 책임을 법적으로 완전히 소멸시켰음을 시사한다. 채권자 김씨 입장에서는 1억이 넘는 돈을 돌려받을 길이 원천 차단된 셈이다.


이 지점에서 법과 여론의 온도 차가 발생한다. 법은 이미 끝난 채무 관계를 다시 거론하며 법적 책임이 없는 아들을 압박하는 행위를 명예훼손으로 규정한다. 반면, 일부 여론은 모든 돈을 떼이게 생긴 채권자의 억울함에 감정적으로 이입한다.


김혜성 선수가 "저 분 가시면 인터뷰 하겠다"고 요청한 장면은 이 딜레마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채권자의 불법적 호소와, 그로 인한 피해를 거부할 아들의 정당한 권리가 정면으로 충돌한 것이다.


6일 김혜성 선수의 인천국제공항 귀국 인터뷰 현장에 현수막을 들고 있는 김씨 모습. /MBN News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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