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소시 태연, 무대는 김태연…장수군 축제, 두 '태연'의 법적 대응 카드는?
사진은 소시 태연, 무대는 김태연…장수군 축제, 두 '태연'의 법적 대응 카드는?
김태연 측 ‘계약위반·명예훼손’, 태연 측 ‘초상권·퍼블리시티권 침해’

전북 장수군이 축제 가수 섭외 과정에서 소녀시대 태연과 트로트 가수 김태연을 혼동해 논란을 빚었다. /가수 인스타그램
전북 장수군의 '장수 한우랑 사과랑 축제' 포스터에 등장한 이름 ‘태연’. 팬들은 소녀시대 태연의 등장을 기대했지만,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던 가수는 13세 트로트 신동 김태연이었다. 그러나 장수군의 어설픈 해명은 두 명의 ‘태연’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고, 결국 축제는 파행으로 치달았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기기엔 커져 버린 이번 사태, 두 ‘태연’이 장수군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따져봤다.
뒤죽박죽 섭외와 무책임한 해명…상처만 남은 두 가수
트로트 가수 김태연(13)의 소속사는 “공식 대행사를 통해 장수군 축제 출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외부에 유출된 홍보 포스터에는 그룹 소녀시대의 태연 사진이 실렸다.

논란이 커지자 소녀시대 태연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섭외받은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자 장수군청은 “소녀시대 태연을 섭외하려다 무산된 것”이라며, 이미 출연이 확정된 김태연의 존재마저 부정하는 듯한 입장을 내놨다.
결국 이 모든 것은 군청과 행사 대행사 간의 소통 오류로 인한 해프닝으로 드러났지만, 상처는 깊었다. 김태연 측은 “큰 혼란과 상처를 받았다”며 최종적으로 축제 불참을 통보했다.
트로트 가수 김태연의 카드: ‘계약 파기’와 ‘명예훼손’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본 트로트 가수 김태연 측은 장수군을 상대로 여러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우선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김태연 측은 “정식 루트를 통해 출연을 확정했다”고 밝힌 만큼, 양측의 출연 계약은 이미 성립된 것으로 봐야 한다. 장수군이 이를 일방적으로 부인한 행위는 명백한 채무불이행(민법 제390조)이다.
이 경우, 김태연 측은 받기로 한 출연료는 물론, 공연을 준비하며 쓴 비용, 나아가 이번 축제 때문에 포기한 다른 행사의 기회비용까지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다.
명예훼손에 따른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 역시 가능하다. 정식으로 계약한 가수의 출연 사실을 공개적으로 부인한 것은 이제 막 이름을 알리는 신인 가수의 사회적 평가와 신뢰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다. 소속사가 언급한 “큰 혼란과 상처”는 위자료 청구의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소녀시대 태연의 카드: ‘초상권’과 ‘퍼블리시티권’
이름과 사진을 도용당한 소녀시대 태연 측도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
핵심은 초상권 및 성명권 침해다. 본인의 동의 없이 이름과 사진을 상업적 목적의 축제 홍보물에 무단으로 사용한 것은 그 자체로 불법행위(민법 제750조)다.
나아가 대한민국 최정상급 연예인의 이름과 초상이 갖는 경제적 가치, 즉 ‘퍼블리시티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다. 법원은 과거 판례에서 ‘소녀시대’라는 이름이 갖는 저명한 상업적 가치를 인정한 바 있다(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3후1207 판결).
따라서 태연 측은 자신의 이름과 사진을 무단 사용한 것에 대해 정식 광고 모델료나 행사 출연료에 준하는 금액을 손해배상으로 요구할 수 있다.
결국 장수군의 아니하고 무책임한 행정은 13세 신인 가수에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대한민국 최정상 아이돌에겐 황당한 권리 침해를 안겼다. ‘동명이인’이라는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엔, 두 ‘태연’이 행사할 수 있는 법적 카드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