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보는 앞에서 어머니를 살해한 '이웃'…그의 범행 동기는 1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들 보는 앞에서 어머니를 살해한 '이웃'…그의 범행 동기는 1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들 보는 앞에서 80대 어머니 살해하고, 아들마저 살해하려고 한 이웃
살인·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재판 넘겨져⋯1심 징역 20년
재판부, 살해 동기에 대해 "일반인의 상식으로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16년간 이웃에게 적개심을 품었던 한 남자. 그가 어느날 갑자기 그 이웃과 가족에게 칼을 휘둘렀다. 남자는 범행 이후 뒤늦게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지난해 4월, 80대 노인이 살고 있던 집 마당에서 흉기에 찔렸다. 대낮이었다. 노인은 비명을 질렀다. 방 안에 있던 둘째 아들이 이 비명을 듣고 뛰쳐나왔다.
어머니에게 흉기를 휘두른 건 이웃 A씨였다. 소주 냄새가 풀풀 났다. 만취한 A씨는 아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그리고 기어코 아들도 흉기로 찔렀다.
다행히 아들은 살아남았지만, 80대 노모는 숨을 거뒀다. 사인은 과다출혈. 판결문에서 드러난 A씨의 범행은 잔인했다. 도망치려는 노인을 향해 무차별적인 공격이 이어졌기 때문.
그렇게 살인,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 그는 법정에서 이렇게 변명했다.
"범행 당시 술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보기 어려웠다. A씨는 범행 전에 미리 흉기를 준비했다. 또한 피해자 집에 들어가기 위해 '코로나19' 때문에 동사무소에서 나온 공무원을 사칭했다.
동기도 있었다. A씨가 피해자를 살해하고 둘째 아들까지 찌르려 한 이유는 무려 16년 전 있던 일 때문이다. 당시 피해자의 셋째 아들과 A씨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코를 맞아 다쳤었는데, 합의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그때부터 피해자 가족에 악감정을 갖게 됐다"고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진술했다.
그런데 왜 하필 16년이나 지난 뒤에 이에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걸까. 이 사건을 수사한 검사는 A씨에게 "범행 당일, 피해자 집안에 대한 악감정이 든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하지만 A씨는 분명하게 답하지 않았다. "평상시에 항상 드는 생각이라, 그날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든 것은 아니다"라고 답할 뿐이었다.
피해자 가족에 평소 적개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취지였다.
이러한 A씨의 범행에 대해 1심을 맡은 전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김유랑 부장판사)는 "피해자 가족을 살해하려 한 동기가 일반인의 상식으로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를 잔혹하게 찔러 살해했으나 진심으로 뉘우치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재판부는 A씨의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A씨에게 동종 전과가 있었기 때문. A씨는 사건이 있기 12년 전인 지난 2008년, 같은 동네 이웃 주민을 흉기로 찌르려고 했다. 2020년 사건과 유사했다. A씨는 이 일로 징역 3년이 선고돼 감옥살이를 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후 특수상해 혐의 등으로 또 감옥 생활을 했다. 재범 위험성을 판단하는 평가에서도 재범 위험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지난해 7월,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20년의 실형을 선고하며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유가족에 대한 접근금지도 부과됐다.
이 판결에 항소한 A씨 측은 2심에서 '형량 줄이기'를 시도했다. 갑자기 "평소 피해자 가족에 대해 적개심을 품고 있지 않았다"며 말을 바꿨고, 범행 당시엔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심신미약의 근거 중 하나로 범행 당시 소주 2~3병을 마셔 만취했던 점을 들었다. 또한 20년 전에 받았던 우울증 진단 내역도 제출했다. 그 외 정신과 치료를 위해 요양원에 총 1년 6개월 정도 입원 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씨의 범행 수법과 동기, 그리고 2심에서 실시한 정신감정결과 등으로 판단한 결과였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2심 재판부는 1심이 선고한 징역 20년형을 그대로 유지했다. 광주고법 전주 제1형사부(재판장 김성주 부장판사)는 지난 2월 "원심(1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검사와 A씨 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1심 재판부가 명령한 출소 후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이 기간 동안 '유가족에게 연락하거나 접근하지 말 것' 등의 준수사항도 그대로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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