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에 보내겠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약속한 나PD, 사기일까?
"달나라에 보내겠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약속한 나PD, 사기일까?
"구독자 100만명 되면 달에 가겠다" 했는데⋯지금은 "취소해주세요"
3가지 경우의 수로 판단해 본 나영석 PD의 공약

나영석 PD는 "채널 구독자 100만명을 돌파하면 은지원⋅이수근을 바로 달나라에 보내겠다"고 약속했는데, 실제로 구독자가 100만명이 넘어 공약을 지켜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유튜브 '채널 십오야' 캡처
나영석(43) PD가 내걸었던 '달나라 공약' 때문에 tvN 제작진에 비상이 걸렸다. 두 달 전 나 PD는 유튜브 생방송에서 "채널 구독자 100만명을 돌파하면 은지원⋅이수근을 바로 달나라에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지난 19일 기준 정말로 100만 구독자를 넘어버렸다.
급기야 다음 날 긴급 라이브 방송이 열렸다. 나 PD는 "한 명 가는데 4000억원"이라며 "tvN 담보로도 안 된다. 제발 구독을 취소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이렇게 일이 커질 줄 몰랐다"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임을 강조했다.
나 PD가 약속한 100만 돌파 기한은 오는 22일까지다. 공약까지 약 하루가 남은 상황이다. 만약 100만명을 넘을 경우 그가 정말로 은지원⋅이수근을 달에 보내야 하는지 변호사들이 사건을 들여다봤다.
우리 법은 불가능한 일을 약속한 행위를 '무효'로 하고 있다. 처음부터 효력이 없다는 말이다. 무효가 되면 나 PD가 "법적으로 의미를 부여하겠다"고 할지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가 '달나라에 있는 옥토끼와 함께 합방(합동방송)을 찍겠다'고 하는 경우 등이다. 달에는 옥토끼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 PD는 "달나라에 은지원⋅이수근을 보내겠다"고 했다. 또한, 공약 당시 "달나라에 가는 기술을 개발 중이지 않냐"고 했고, 이후 실제로 "나사(NASA) 등에 문의해 보니 1인당 4000억원이 든다더라"라고 밝혔다. 실제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법무법인 태일 최재윤 변호사는 "실제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달나라를 보내주겠다'는 계약을 맺었다면 이는 유효하고, 어겼을 땐 책임도 발생한다"고 했다.
이러한 근거로 봤을 때, 나 PD의 발언은 무효는 아니다.

다만 나PD의 발언이 '무효'가 아니라 해도 넘어야 할 산이 한 가지 있다. 법적인 '계약'으로 인정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일단 '누가 누구랑' 계약을 하는 건지 명확해야 한다. 당사자의 특정이다. 하지만 나 PD는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와 약속을 했다. 누구랑 계약했는지 특정되지 않은 셈이다.
또 계약의 구체적 조건도 없었다. '언제' '어떻게' 등을 세세히 합의했어야 계약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데, 그런 과정이 전혀 없었다.
방송을 본 시청자 중에는 "유튜브를 통해 공공연히 약속을 했으니 공증을 한 거 아니냐"고 한 사람도 있었지만, 최 변호사는 "공증이라 볼 수 없다"고 했다.
공증이 되려면 관련 법률에 따라 제3자인 '공증인'이 어떤 법률행위가 있었다고 확인해주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 공증인은 통상 판사, 검사, 변호사 등이다.
이러한 근거로 봤을 때, 나 PD의 발언은 계약이 아니다.
그렇다면 나 PD는 공약을 지키지 않아도, 아무런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일까.
이론적으로는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 나 PD가 공약을 수행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었음에도 이를 내걸어 재산상 이익을 얻었을 때 가능하다.
실제로 나 PD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해당 공약을 내건 이후 두 달 만에 20만명에서 100만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나 PD도 방송에서 "구독자가 100만명이 되면 돈 되게 많이 번다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나 법원에서 '사기죄가 맞다'고 인정할 가능성은 낮다. 시청자가 직접적인 재산의 손해를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공약과 유튜브 수익 증가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최 변호사는 "시청자를 속였다고 할지라도, 구독자 수를 늘린 것일 뿐 개인 소유재산을 처분하도록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나 PD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이날 한때 99만명으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몇 시간 만에 다시 100만명 고지를 회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