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는 왜 내 마음 몰라줘" 옷 벗기고 입맞춤 시도…벌금 500만원→징역 1년 6개월
"언니는 왜 내 마음 몰라줘" 옷 벗기고 입맞춤 시도…벌금 500만원→징역 1년 6개월
1심 '강제추행' 혐의로 벌금 500만원
2심 '강제추행치상'혐의로 징역 1년 6개월

동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했다.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동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했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정재오 부장판사)는 지난 28일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1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 40시간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10월 대전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지인 B씨의 옷을 벗긴 뒤 강제로 입맞춤을 시도했다. 이어 신체 여러 부위를 만지는 등 추행을 했다. B씨가 강하게 저항하자 "좋아하는데 왜 알아주지 않느냐"며 머리채를 잡기도 했다. A씨는 B씨가 경찰에 신고하자 휴대전화를 뺏어 던지기도 했다.
이후 다른 지인이 이를 말렸지만, 결국 B씨는 A씨에 의해 전치 약 2주의 상해를 입었다.
상대방에게 '폭행 또는 협박'을 하며 추행을 하면 강제추행으로 처벌된다. 보통 이성 사이에 벌어진 사건을 떠올리기 쉽지만, 동성 간에 벌어졌다고 해서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건 아니다. A씨 역시 지난해 12월 열린 1심에서 강제추행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A씨는 "몸싸움을 했을 뿐 추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적이며 경험 없이 이야기하기 힘든 부분도 있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당한 피해자 B씨가 느꼈을 성적 불쾌감 내지 굴욕감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가 B씨에게 용서받지 못한 점 등도 양형에 고려됐다.
그런데 항소심에서는 형이 올라갔다. 검찰이 A씨에게 적용되어야 하는 혐의가 강제추행이 아닌 강제추행치상이라고 주장했고, 이를 재판부가 받아들이면서였다. 검찰은 A씨가 B씨를 강제추행 하는 과정에서 폭행을 저질러 상해가 발생했다고 봤다.
형법상 강제추행 혐의는 법정형이 징역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제298조), 강제추행치상 혐의는 처벌 수위가 더 높다. 5년 이상의 징역,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는 무거운 범죄다(제301조).
2심을 맡은 정재오 부장판사는 "A씨에게 저항해 벗어나려는 피해자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 가는 과정에서 상해를 입혀 매우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가 범행을 부인하고,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한 점을 고려했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배경을 밝혔다.
정 부장판사는 덧붙여 "가해자가 동성인 경우가 많지 않아 이럴 경우 이성과 동성 등 양자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법적, 학문적 논거를 찾기 어렵다"며 "이성과 동성 차이를 의미 있는 양형 요소로 두지 않았다"고도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