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다시 만나면 5000만원" 불륜 각서 쓰고도 또 만났다⋯과연 얼마 냈을까?
[단독] "다시 만나면 5000만원" 불륜 각서 쓰고도 또 만났다⋯과연 얼마 냈을까?
각서 쓰고도 만남 1회·연락 2회로 피소
법원 "위약금 5400만원 부당하게 과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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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불륜을 들킨 상간남이 다시 연락하지 않겠다며 작성한 '만나면 5000만원' 각서, 법원은 그 효력을 인정하면서도 실제 배상액은 절반 이하로 깎았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김현성 판사는 지난 8월 18일, 남편 A씨가 아내와 불륜을 저지른 B씨를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 소송에서 "B씨는 남편 A씨에게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사건의 발단은 자녀의 태권도 학원이었다. 사범으로 일하던 B씨는 원생 어머니와 눈이 맞아 약 1년간 호텔과 차량 등에서 불륜 관계를 이어갔다.
두 사람의 부적절한 만남이 발각되자, B씨는 A씨에게 싹싹 빌며 각서를 썼다. "다시 연락하면 건당 200만원, 만나면 건당 50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약속은 한 달도 채 가지 못했다. 각서 작성 17일 만에 B씨는 아파트 주차장으로 찾아가 여성을 만났고, 연락도 두 차례 주고받았다.
이에 분노한 남편 A씨는 각서 내용대로 "만남 1회(5000만원)와 연락 2회(400만원)에 대한 위약금 5400만원을 내놓으라"며 소송을 걸었다.
상간 소송 위자료와 각서 위약금은 별개⋯ 중복 배상 아냐
재판에서 B씨 측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미 앞선 상간자 손해배상 소송에서 A씨에게 위자료 2500만원을 물어줬으니, 이번 청구는 부당한 이중 배상이라는 주장이었다.
또한 "A씨의 아내가 직장까지 찾아오며 지속적으로 연락해 부득이하게 관계를 정리하려 만났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법원은 먼저 이중 배상 주장을 일축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청구는 부부공동생활 침해를 원인으로 한 불법행위 소송과는 별개의 원인인 각서 위반에 따른 것이므로 중복 소송이나 중복 배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A씨가 청구한 5400만원을 모두 인정하지는 않았다. 쟁점은 이 각서의 법적 성격이었다.
법원은 각서 속 금액을 징벌적 성격의 위약벌이 아닌,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판단했다. 위약벌은 원칙적으로 감액이 불가능하지만,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금액이 부당하게 과다할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깎을 수 있다.
"아내의 적극적 연락이 주된 원인" 금액 대폭 삭감
재판부는 5400만원이라는 금액이 지나치게 많다고 판단해 이를 2000만원으로 대폭 삭감했다.
재판부는 "각서 위반은 아내의 적극적 행위가 주된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부정행위로 A씨 부부가 이혼에까지 이르지는 않은 점, 위반 행위 외에 추가적인 만남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참작했다"고 감액 이유를 밝혔다.
결국 남편 A씨는 상간남에게서 위자료 2500만원에 더해 약정금 2000만원을 추가로 받아냈지만, 각서에 명시된 5400만원을 온전히 받아내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