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블랙리스트' 김은경 전 장관·신미숙 전 비서관 불구속 기소
'환경부 블랙리스트' 김은경 전 장관·신미숙 전 비서관 불구속 기소
현 정권 인사 첫 기소 사례...직권남용 혐의
환경부 공무원 "안타깝다", "열정 넘친 분"
정웅석 교수 "외관상 김기춘·조윤선과 동일"

지난 12일, 4차 검찰 소환으로 조사실에 출석하고 있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저작권자 연합뉴스
지난 4개월 동안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25일,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이번 정권 인사로는 첫 기소 사례가 나온 것입니다.
이들의 주요 혐의는 직권남용입니다. 검찰은 김 전 장관과 신 전 비서관을 공범관계로 정의하고,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 교체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파악된 주요 혐의점은 총 네 가지입니다.
이전 정권에서 임명된 산하 공공기관 임원 15명 일괄 사표제출 요구(직권남용) △청와대 추천 후보자가 서류심사에서 탈락하자 '면접 적격자 없음' 처리 및 재공모 실시(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탈락한 청와대 추천 후보자를 환경부 유관기관 대표이사로 채용(직권남용) △환경부 산하 6개 공공기관 공무 중 청와대·장관 추천 후보자에게만 면접 자료 제공(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등입니다.
검찰의 이 같은 발표로 환경부 내부는 이날 뒤숭숭한 분위기가 역력했습니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모시던 분의 안타까운 소식이 있는데 내부 분위기가 좋을 리는 없다”면서 “김 전 장관님뿐만 아니라 당시 차관님, 국장님들까지 관련자로서 함께 고생하시는 것을 보니 더욱 안타깝다”고 심경을 전했습니다.
환경법 전문가이자 환경정책 수립에 기여한 공로로 2014년 장관 표창까지 수상한 바 있는 고문현 숭실대 교수(제24대 한국헌법학회장) 또한 비슷한 시각을 보였습니다. “정권이 바뀌면 새 리더십에 맞는 정책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해 신임 장관은 산하기관장 등을 뜻 맞는 사람으로 교체하고, 전 정권 인사들은 자연히 물러나는 게 관례”라는 것입니다.
고 교수는 “그 과정에서 조금 강한 의사 표현이 위에서부터 있었다고 한들 정당한 인사권 행사의 범위 내에 드는 것이지, 이를 직권남용이라고 하는 건 무리"라며 "환경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부처와 산하기관의 관계가 유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볼 경우 또 다른 문제가 제기됩니다. 정웅석 서경대 교수(한국형사소송법학회 수석부회장)는 “이전 정권 인사와 형평성 차원에서 맞지 않게 된다”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정 교수는 “형사소송법상 불구속이 원칙이므로 불구속 기소 된 자체는 논할 것이 없다”며 “언론에 드러난 혐의로만 보면 이전 정권의 김기춘 전 실장, 조윤선 전 비서관의 경우와 동일한 사안으로 여겨지는데, 동일한 사안을 다르게 취급하고 있으므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날 기소된 김 전 장관과 신 전 비서관은 향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임하게 되며, 관할법원은 서울중앙지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