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으로 답변 이어간 증인들, 감정에 북받쳐 눈물 흘린 방청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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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으로 답변 이어간 증인들, 감정에 북받쳐 눈물 흘린 방청객들

2021. 03. 17 19:13 작성2021. 03. 17 19:16 수정
김재희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zay@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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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 16개월 아동학대 사망 사건 4차 공판 방청기>

법정 세 곳에서 총 22명의 방청객들이 지켜본 재판

부검의와 법의학자 증언 들으며 눈물・분노 참지 못했다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공판이 열린 17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시민들이 양부모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며 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맨눈으로 보지 않았지만 눈물은 똑같이 흘렀다.


17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일명 '양천 16개월 아동학대 사망 사건'의 네 번째 공판이 있었다. 이날 재판부는 재판이 열리는 306호 법정 외에도 중계 법정 두 곳(312호, 315호)을 마련했다. 두 중계 법정엔 여덟 명씩이 자리했으며, 총 세 곳에서 스물 두 명의 일반 방청객들이 이번 재판을 지켜봤다.


재판 중 자리를 뜨는 것이 보통. 법원 측에서도 재판 전 "타인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출입이 자유롭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이번 공판에 참석한 이들 중 자리를 뜬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재판 끝까지 자리 지켰던 방청객들⋯부검의와 법의학자 증언에 눈물

이날 공판은 사망한 아동을 부검했던 부검의와 법의학자가 증인대에 섰다. 부검의와 법의학자는 사망 아동이 사망 당일 전에도 지속적이고 물리적인 학대에 노출돼 있다는 점을 전문적인 소견으로 증언했다.


전문가들은 건조하게 답변하려고 노력했다. 그렇다고 사건의 참혹함이 지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방청객들은 증인신문을 들으며 분노에 떨 거나, 눈물을 떨구기도 했다.


부검의인 A씨의 증인 신문이 끝나고 한 차례 휴정이 선언됐다. 중계 법정에 있던 방청객 중 일부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한 방청객은 동행인들의 부축을 받으며 법정 밖으로 나갔다. 휴정 시간이 마무리될 때까지도 주변의 위로를 받으며 눈물을 쏟아냈다.


"나이 든 노인이나 성인이나 저 정도 외상이 있었으면 굉장히 아팠을 겁니다. 그런데 이 아이의 손상을 보면, 이건 엄마라면, 누구나 눈치챌 정도의 고통이었다면 당장 응급실을 갔을 거라 생각을 해요. 그런데 이런 게 여러 번 반복됐다는 점에서.. (잠시 말 멈춤) 판단은 재판부에서 하실 거지만, 저는 처음 봤습니다."


이번 사건은 수많은 범죄 사건을 본 법의학자도 '이례적'이라는 취지의 증언이 이어졌다. 휴정 이후 증인으로 출석한 법의학자 유성호 서울대학교 교수에게서다.


그는 사건 당일 아이를 흔들다 떨어뜨린 것뿐이라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반복해 부정하며 "처음 봤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엄밀함을 중시하는 법의학자들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와 같은 표현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유 교수는 사망한 아이의 피해 정도가 심각했고, 여러 번 반복됐다는 점을 담담히 진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는 점을 말할 때는 방청석에 앉은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고개를 숙이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법정은 조용히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공판은 유 교수의 증인신문과 함께 끝났다. 법원 측에서 퇴장을 명령할 때도 방청객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법정을 빠져나간 방청객 중 일부는 양부모를 보겠다며 법원 출입구 쪽으로 이동했다.


조화로 가득했던 법원 앞⋯양모 탑승한 호송차 지날 때 고함도

앞선 세 차례 공판과 마찬가지로 이번 공판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법원 앞은 분노를 느낀 사람들로 가득했다.


사단법인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대아협)는 양부모 엄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대아협 측은 90여명의 인원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시위 참여자는 손팻말이나 사진을 들어 자신들의 분노를 표출했다.


서울남부지법 담장 앞엔 피해 아동을 기리는 조화 수십개가 세워져 있었다. 해외 각지에서 보내온 '정인아, 미안해(Sorry, Jung-In)' 인증사진도 걸렸다.


재판 30분 전인 오후 1시 30분쯤 양모를 태운 호송차가 법원 정문을 통과했다. 이를 발견한 회원들이 호송차를 쫓아 법원 정문 쪽으로 달려갔고, 호송차를 향해 손팻말을 흔들며 고함을 치기도 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7일 오후에 진행되며, 사망 아동의 사인을 재감정한 이정빈 가천대 법의학과 석좌교수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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