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서 10번 토했다" 광주 20대 여성 소방관 사망⋯은폐 의혹 속 법적 책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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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서 10번 토했다" 광주 20대 여성 소방관 사망⋯은폐 의혹 속 법적 책임은

2026. 06. 19 17:21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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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허위공문서 작성 및 직무유기 처벌 가능"

숨진 광주 소방공무원의 카카오톡 대화 내역. /연합뉴스

"회식에서 10번이나 토했다"는 20대 여성 소방공무원의 절규는 8개월간 철저히 외면당했고, 그녀의 죽음은 남자친구와의 갈등으로 둔갑했다.


상관의 가혹한 음주 강요와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진 이른바 '광주 20대 소방관 사망 사건'을 두고, 전문가들은 가해자 개인의 일탈을 넘어 조직의 조직적인 은폐와 방조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광주소방본부 소속 20대 여성 소방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은 고인이 생전 직장 생활 고충을 호소했다며 조사를 요구했지만, 소방서는 불과 일주일 만에 '특이사항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충격적인 사실은 뒤늦게 드러났다. 소방본부가 작성한 사망 면직 관련 문서에 고인의 사망 원인이 '남자친구와의 갈등' 내지 '약혼자와의 관계 문제'로 적혀 있던 것이다.


19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한 로엘 법무법인 이윤정 변호사는 이 대목에서 사문서가 아닌 공문서의 신뢰성이 훼손됐음을 지적했다.


이윤정 변호사는 "남자친구와의 갈등이 사망 원인이라고 볼 근거가 부족한데도 그렇게 단정해 적었다면 단순 실수로 넘기기 어렵다"며 "공무원이 직무상 작성하는 문서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알면서 적었다면 이른바 허위공문서를 작성한 책임을 따져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정황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연애 문제로 몰아간 거라면 책임이 상당히 무거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적인 심부름에 "남자 팀장과 단둘이 노래방"


고인의 약혼자가 공개한 생전 메시지에는 "팀 회식을 했는데 10번이나 토했다", "취해도 보내주질 않는다", "남자 팀장님이랑 둘이 노래방 가야 할 것 같다"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에 대해 이윤정 변호사는 "고인이 그 상황을 직접 실시간으로 남긴 기록이라 한참 지난 뒤의 기억보다 훨씬 신빙성 높게 평가된다"며 "여러 정황이 맞아떨어지면 음주 강요나 괴롭힘을 입증하는 유력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정적인 증거와 유족의 거듭된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소방본부는 "입증 자료를 가져와라"며 5개월 넘게 조사를 미뤘다. 결국 유족이 상급 기관인 소방청을 직접 찾아간 뒤에야 감찰이 시작됐다.


이러한 조직의 미온적 대처가 직무유기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이윤정 변호사는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


이윤정 변호사는 "단순히 바빠서 늦어진 거라면 처벌이 어렵고, 문제가 있다는 걸 분명히 알면서도 일부러 덮었다거나 방치했다는 게 드러나야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경고음 울린 '레드휘슬'… 위험 신호 외면한 조직 책임은


사건의 비극성은 고인이 사망하기 3달 전, 이미 해당 상급자에 대한 내부 고발이 있었다는 점에서 극에 달한다.


가해 의혹을 받는 상급자는 부하 직원 갑질 문제로 익명 신고 제도인 '레드휘슬'에 신고당한 이력이 있었다.


심지어 신고 사실을 안 직후 부하 직원들에게 연락해 만남을 종용하기도 했다. 이후 이 상급자는 외근직으로 밀려났으나 6개월 만에 다시 본부 내근 요직으로 복귀했다.


이윤정 변호사는 이를 단순한 인사 문제를 넘어 조직의 보호 의무 위반으로 봤다.


이윤정 변호사는 "과거에 이미 비슷한 신고가 들어왔는데 조직이 제대로 조사하거나 조치하지 않아 더 큰 피해로 이어졌다면, 직장 내 구성원 보호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며 "가해자 개인의 책임과는 별개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조직과 책임자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리 경고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조직이 사태를 예견할 수 있었다는 강력한 법적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사태가 커지자 이 대통령까지 나서 국무조정실 조사와 더불어 형사 처벌, 민사 손해배상, 구상 청구를 언급했다.


이윤정 변호사는 "소방공무원은 국가나 지자체 소속인데, 상급자가 직무와 관련해 부당한 괴롭힘을 가했고 조직이 위험 신호를 알고도 방치한 잘못이 인정되면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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