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찌른 뒤 19층에서 밀어 살해한 30대 '심신미약' 주장…변호사들 "안 통할 겁니다"
연인 찌른 뒤 19층에서 밀어 살해한 30대 '심신미약' 주장…변호사들 "안 통할 겁니다"
"같이 죽으려고 했다"던 피고인, 재판에선 '심신미약' 주장
변호사들 "피고인 주장 받아들여질 가능성 낮아"

이별 통보한 연인을 흉기로 찌르고 아파트 19층에서 밀어 살해한 30대 남성. 해당 남성은 범행 후 "피해자와 같이 죽으려다가 못 죽었다"고 했다. 하지만, 첫 재판에서는 '심신 미약'을 주장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이별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동거하던 여자친구를 흉기로 공격한 뒤 19층 아파트에서 떨어트려 살해한 30대 남성. 범행 이틀 뒤 "(피해자와) 같이 죽으려다가 못 죽었다"고 했던 그가 2개월 뒤 열린 첫 재판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양철한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3)씨의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A씨 측은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다음과 같은 주장을 펼쳤다.
"중학교 시절인 2004년부터 앓던 질환으로 인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
"이 사건 전날부터 약 40시간 동안 잠을 자지 못해 상태가 악화된 것 같다."
"입원치료는 받지 않았지만, 장기간 통원치료를 지속했다."
형법상(제10조) 심신미약에 따른 '감형'을 주장하는 것이었다. 우리 형법은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의 옳고 그름을 가리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로톡뉴스가 취재한 결과 이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았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된 형사법 전문 9년차 변호사인 설현섭 변호사(법무법인 온세상)는 "심신미약이 인정되려면 정신감정 등을 통해서 정말로 정신 질환이 심각하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며 "A씨 측의 주장으로는 인정되기 힘들 것" 이라고 했다.
법률 자문

12년차 변호사인 법률사무소 확신의 황성현 변호사의 의견도 비슷했다.
"A씨 측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이 정도 사실만으론 심신미약이 인정되기 어려워 보인다"며 "40시간 동안 잠을 못 잔 정도로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하고, 입원 치료도 받은 적이 없다는 점에서 법원이 심신미약을 인정해 선처해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했다.
혐의 자체에 대해선 모두 인정한 A씨. 재판 결과 그에겐 어느 정도의 형량이 선고될까.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에 따르면 '징역 15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
A씨 처럼 연인 관계 청산에 앙심을 품고 살인한 경우는 '보통 동기 살인'에 해당한다. 이에 대한 양형기준은 감경의 경우 '징역 7년에서 12년', 기본은 '징역 10년에서 16년', 가중 처벌이 이뤄지면 '징역 15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이다. 그런데 A씨는 여기서 가중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피해자를 19층 아파트에서 밀어 떨어트리는 등 '잔혹한 범행 수법'을 동원한 게 대표적인 가중처벌 요소이기 때문이다.
한편, 다음 공판은 오는 3월 10일에 열린다. 재판부는 이날 A씨가 신청한 정신감정 여부와 증거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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