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잡혀갈 테니 너도 가자”…연인 향한 ‘마약 자수’의 배신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나 잡혀갈 테니 너도 가자”…연인 향한 ‘마약 자수’의 배신

2025. 12. 04 16:4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헤어진 연인에게 복수하려 자신의 마약 투약 사실까지 자수한 남성. 그러나 공범을 잡으려던 그의 계획은 자신의 처벌만 무겁게 하는 '부메랑'이 될 위기에 처했다.

헤어진 연인에게 복수하려 마약을 자수한 남성이 가중 처벌 위기에 놓였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헤어진 연인에게 복수하려 ‘마약 자수’한 남성, 되려 가중 처벌의 덫에 빠질 위기에 놓였다.


지난 11월, 한 남성이 경찰서 문을 스스로 열었다. 참회의 눈물이 아니었다. 2년간 사귀며 1억 원을 빌려 간 연인이 돈을 갚지 않자, 그는 복수를 결심했다.


"내가 마약으로 처벌받더라도, 헤어진 여자친구만큼은 꼭 처벌받게 하겠다." 그의 손엔 자신의 필로폰 투약 사실과 함께 연인의 범행을 입증할 ‘증거’가 들려 있었다.


남자의 계획은 단순했다. 자신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연인을 공범으로 신고해 법의 심판대에 세우는 것.


하지만 그의 복수극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유일한 증거인 메신저 대화에는 연인의 범행뿐 아니라, 자신의 수많은 구매와 투약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복수의 칼날이 자신을 향하는 ‘자기 파멸’의 갈림길에 선 것이다.


"공범 자백? 객관적 증거 없으면 나만 처벌"


법률 전문가들은 감정에 기댄 섣부른 자수가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법무법인 건영 김수민 변호사는 "연인에 대한 나쁜 감정에서 비롯된 공범 자백은 객관적 자료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사기관이 믿기 어렵다"며 "본인 진술에만 의존하다가는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받아 자백한 본인만 처벌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자의 연인은 이미 마약 투약으로 두 번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지만, 그의 진술만으로는 추가 처벌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결정적 증거 '휴대폰', 제출이냐 은닉이냐"


이 사건의 운명을 가를 열쇠는 남자 손에 들린 ‘휴대폰’이다. 법률사무소 강율 이한솔 변호사는 "텔레그램 메시지 등을 증거로 제출해야 여자친구의 여죄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며 증거 제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독이 든 성배’를 섣불리 마셔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법률사무소 조이 윤관열 변호사는 "휴대폰에는 본인의 구매 및 투약 횟수 기록이 남아있어, 제출 시 본인 혐의가 훨씬 무거워질 수 있다"며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지 않는 한 제출 의무는 없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베테랑 김재헌 변호사 역시 "자칫 공범 관계나 상습 투약이 인정돼 가중 처벌의 위험이 있다"며 증거 제출 전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할 것을 강조했다.


"자수해도 소용없다? '상습 투약'이면 실형"


남자는 마약 전과가 없는 초범이고, 심지어 자수까지 했다. 통상 감형 사유로 인정되지만, 법의 저울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법률사무소 새율 윤준기 변호사는 "자수는 감경 사유가 될 수 있으나, 그 동기가 보복성이라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엔 법률사무소의 백서준 변호사 역시 "초범이라도 구매와 투약 횟수가 여러 번이면 실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수라는 카드가 오히려 상습성을 입증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그의 운명은 경찰 조사실에서 내뱉을 첫마디에 달리게 됐다. 법무법인 LKB평산 정다미 변호사는 "경찰 조사 진술은 번복이 거의 불가능해 신빙성을 좌우한다"며 "첫 조사 전에 어디까지 인정하고 부인할지 법률 전략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복수심에 눈이 멀어 내디딘 한 걸음이 자신을 옥죄는 덫이 된 지금, 남자는 차가운 조사실에서 자신의 미래를 건 첫 진술을 앞두고 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