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만 담수 방류 피해 어민, 국가배상 최종 패소…법원 "위험 인지 후 어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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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만 담수 방류 피해 어민, 국가배상 최종 패소…법원 "위험 인지 후 어업 시작"

2025. 08. 03 12:07 작성
박국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gg.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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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96억 배상 판결과 대조

법원, '위험의 인수' 법리 적용해 청구 기각

"새우 다 죽었다"는 절규, 법원은 왜 외면했나…'알고 들어온 바다'의 눈물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이미지.

고흥만 방조제 담수 방류로 새우 어장이 망가졌다며 국가에 배상을 요구한 어민들이 최종 패소했다. 법원은 피해 발생 가능성을 알고도 어업에 뛰어들었다면 국가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 10년 전 비슷한 소송에서 다른 어민들이 96억 원을 배상받았던 것과 대조적인 결론을 내렸다.


위험을 알고 들어온 바다, '위험의 인수'

법원이 어민들의 청구를 기각한 결정적 이유는 '위험의 인수' 법리였다. 이는 위험의 존재를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그 위험에 뛰어든 경우, 그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선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고흥만 방조제는 1995년부터 담수를 방류했고, 이로 인한 어업 피해는 이미 사회적 문제로 공론화된 상태였다. 하지만 소송을 낸 어민들은 이러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새롭게 어업허가를 받거나 갱신했다. 재판부는 이를 "위험의 존재를 인식하면서, 그로 인한 피해를 용인하며 접근한 경우"로 보고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피해 입증의 벽, '새우 실종' 증거 부족

설령 '위험의 인수'를 피했더라도, 어민들은 또 다른 높은 벽에 부딪혔다. 바로 피해 사실에 대한 입증 책임이다.


1심 재판부는 "오염된 담수가 어장에 도달해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주장은 원고들이 증명해야 하는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 역시 "1심 판결은 정당하다"며 항소를 기각, 어민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봤다.


10년 전 96억 배상, 무엇이 달랐나

이번 판결은 10년 전 비슷한 소송 결과와 대조됐다. 2012년, 같은 고흥만 어민들은 국가로부터 96억 원을 배상받았다.


두 사건의 운명을 가른 것은 '위험 인지' 시점이었다. 당시 승소한 어민들은 담수 방류가 시작될 무렵부터 어업에 종사하며 피해를 직접 겪은 이들이었다. 반면 이번 소송의 어민들은 피해가 공론화된 이후 어업에 참여했다는 결정적 차이가 있었다.


결국 "새우가 다 죽어 생계를 위협받는다"는 어민들의 절박한 호소는, "피해를 객관적으로 증명하고, 위험을 알지 못했음을 입증하라"는 법원의 냉정한 요구를 넘지 못했다. 이번 판결은 환경 피해 소송에서 '위험을 알고 접근했는지' 여부가 권리 구제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잣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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