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 1등 허상이 낳은 파국, '숙명여자고등학교 시험지 유출 사건'의 비극적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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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 1등 허상이 낳은 파국, '숙명여자고등학교 시험지 유출 사건'의 비극적 결말

2026. 04. 29 09:54 작성2026. 04. 29 09: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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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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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으로 1등" 끝까지 부인했지만

6년 재판이 남긴 것

2018년 11월 12일,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문제유출 사건 수사결과 발표에 앞서 경찰이 압수한 정답 메모 흔적 등을 공개하는 모습. /연합뉴스

대한민국 교육계의 가장 민감한 역린을 건드린 대가는 가혹했다. 전교 1등이라는 허상을 좇아 시험지를 유출했던 숙명여자고등학교 전 교무부장과 쌍둥이 자매는 법적 죗값을 모두 치렀지만, 그들의 일상은 법정 밖에서도 이미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



전교 1등의 비밀…교무부장 아버지가 빼돌린 답안지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숙명여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쌍둥이 자매가 나란히 문·이과 전교 1등을 차지했다.


1학년 1학기 당시 전교 석차가 각각 121등, 59등 등 중하위권이었던 자매의 성적이 수직 상승하자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 의혹이 불거졌다.


경찰 수사 결과, 이들의 성적 뒤에는 학교 교무부장이었던 아버지 현모 씨가 있었다. 현씨는 2017년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2018년 2학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 총 5차례에 걸쳐 교내 정기고사 답안을 유출해 딸들에게 건넸다.


이들은 학교의 성적 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법원의 단죄…아버지는 징역 3년, 딸들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재판 과정에서 이들은 줄곧 "실력으로 1등을 한 것"이라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엄격했다.


아버지는 2020년 3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그가 교무부장의 지위를 이용해 답안을 알아낸 뒤 딸들에게 알려주어 학교 업무를 방해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현씨는 형기를 모두 채우고 지난 2021년 11월 만기 출소했다.


쌍둥이 자매의 재판도 순탄치 않았다. 이들은 당초 소년보호사건으로 송치될 뻔했으나,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결국 정식 형사 재판을 받게 됐다.


특히 항소심 재판 출석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거센 대중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으로 형량을 다소 낮췄다.


아버지가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점, 범행 당시 만 15세의 소년이었던 점, 그리고 이 사건으로 이미 국민적 비난이라는 사회적 처벌을 받은 점 등이 양형 사유로 고려됐다.


6년을 끌어온 이 재판은 2024년 12월, 대법원이 원심을 확정하며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다.


가족 근황…"이혼 및 은둔 생활 중"


그렇다면 법의 심판이 끝난 후 이들의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이들 가족의 근황을 언급한 게시글이 확산했다.


한 언론인이 자신의 SNS에 공개한 글에 따르면, 현씨 부부는 이혼했다고 한다.


또한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현씨는 두 딸과 함께 지방으로 이사해 주유소에서 일하고 있으며, 쌍둥이 자매는 대인기피증을 겪으며 집 안에서 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부정한 방법으로 쌓아 올린 '전교 1등'이라는 모래성은 결국 법의 심판대 위에서 산산조각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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