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짧은햇님 "의사라고 믿었다" 주장 통하려면… '이것' 증명해야 한다
입짧은햇님 "의사라고 믿었다" 주장 통하려면… '이것' 증명해야 한다
법조계, '미필적 고의' 인정 가능성 무게
방조범 처벌 피하려면 '합리적 신뢰' 입증해야
현실적으론 난관

유튜버 입짧은햇님이 본인 채널에 게시한 입장문. /입짧은햇님 유튜브
174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 입짧은햇님이 이른바 '주사 이모'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지인의 소개로 병원에서 처음 만났고, 바쁠 때 집으로 불렀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법조계의 시선은 싸늘하다. "몰랐다"는 해명이 법정에서 통하기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병원 아닌 집에서 주사를?… '미필적 고의'의 늪
핵심 쟁점은 입짧은햇님이 '주사 이모'라 불리는 이 모 씨가 무면허 의료인이라는 사실을 알았느냐다. 형법상 범죄가 성립하려면 고의성이 있어야 한다. 즉, 상대방이 가짜 의사라는 걸 알고도 진료를 받았다면 처벌받지만, 진짜 의사로 믿었다면 고의가 없어 처벌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법조계 관계자는 "단순히 '몰랐다'고 해서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우리 법원은 확정적인 고의가 없더라도, 범죄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자택 방문 진료'라는 비정상적인 형태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인 의료 행위는 병원에서 접수, 진료, 처방 등의 절차를 거쳐 이뤄진다. 의사가 왕진 가방을 들고 환자 집을 찾아와 주사를 놓는 건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일이다.
법률 전문가는 "자택 방문 진료라는 특이한 상황, 진료기록부 작성 등 일반적인 절차의 생략, 의사 면허 확인 소홀 등의 정황이 있다면 법원은 '무면허일 수도 있겠다'는 의심을 했을 것이라 보고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과거 법원은 무면허 의료 행위 방조 사건에서 "피고인이 상대방이 무면허 의료인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를 중요하게 판단하며, 비정상적인 진료 형태 등을 근거로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0고단1343 판결).
'방조범' 꼬리표 떼려면… "속을 수밖에 없었다" 증명해야
만약 검찰이 입짧은햇님을 기소한다면, 혐의는 '무면허 의료행위 방조'가 될 공산이 크다. 형법상 방조는 타인의 범죄를 돕는 행위를 말한다. 자택이라는 장소를 제공하고 진료비를 지급한 행위 자체가 무면허 의료 행위를 용이하게 한 '방조'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입짧은햇님이 방조범 혐의를 벗으려면, 단순히 "믿었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객관적으로 의사로 믿을 만한 상황이었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전혀 없었으며, 일반인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신뢰였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첫 만남 장소였던 병원에서 이 씨가 의사 가운을 입고 진료를 보고 있었는지, 소개한 지인이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는지, 명함이나 진료기록부 등 의사임을 나타내는 외관이 있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자택 진료라는 명확한 의심 정황이 있는 이상,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입짧은햇님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여러 사정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신중하게 행동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점은 제 큰 잘못"이라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예정돼 있던 활동 역시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