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보상 쿠폰, 사용하지 마세요" 소송권 날리는 '부제소 합의' 함정과 긴급 대응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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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보상 쿠폰, 사용하지 마세요" 소송권 날리는 '부제소 합의' 함정과 긴급 대응책

2026. 01. 05 11:4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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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소 합의로 배상금 깎일 수도

쿠폰 사용 자제 공지

법무법인 일로 네이버 카페

3,370만 명에 달하는 역대급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쿠팡이 오는 15일부터 피해 고객들에게 1인당 5만 원 상당의 구매 이용권을 지급한다는 보상안을 발표했다. 해당 이용권은 쿠팡 전 상품(5천 원), 쿠팡이츠(5천 원), 쿠팡트래블 상품(2만 원), 알럭스 상품(2만 원) 등 1회 사용이 가능한 4가지 형태로 구성되어 총 1조 6,85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대책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 이용권을 사용하는 행위가 오히려 소비자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가 나오고있으며,이에 대해 쿠팡 경영진은 공식적으로 "어떤 조건도 없다"고 반박하며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법무법인 일로 등 대규모 집단소송을 대리하는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보상안의 가장 큰 위험 요소는 약관에 숨어있을 가능성이 높은 부제소 합의 조항이다. 부제소 합의란 분쟁 발생 시 당사자 간에 원만히 타협하여 향후 민·형사상 이의를 일절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합의를 뜻한다. 피해 고객이 쿠팡이 제공하는 구매 이용권을 무심코 사용했다가, 이를 근거로 쿠팡 측과 법적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쿠팡의 내부 지침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쿠팡은 고객센터 상담사들에게 응대 시 '보상'이나 '프로모션'이라는 단어를 절대 사용하지 말고, 오직 '구매 이용권 지급'이라는 표현만 쓰도록 가이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법적 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대신 마케팅 차원의 혜택으로 포장하여 향후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대표는 지난 12월 3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로저스 대표는 '보상에 민·형사 소송을 하지 않는다는 약관을 포함할 것이냐'는 황정아 의원의 질의에 "이용권 지급에는 (면소 등 어떠한) 조건이 없다"고 명확히 밝혔다. 또한, 추후 손해배상 소송이 벌어질 경우 보상안을 근거로 감액을 추진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소송을 한다면 이것은 감경 요인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법조계의 시각은 여전히 신중하다. 법무법인 일로의 정구승 변호사는 이번 보상안이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위한 현금성 배상이 아니라 고객의 추가 소비를 유도하는 책임 회피성 조치라고 비판했다. 특히 쿠팡은 쿠폰 자동 적용 시스템이 존재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명확한 의사와 상관없이 쿠폰이 사용되어 권리가 제한되거나 추후 손해배상액이 감축될 우려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법무법인 지향 역시 특정 서비스 이용권 형태의 보상은 법적 배상으로서 실효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5만원 보상안에 숨겨진 법적 함정... 약관규제법 위반 가능성 커

법률 전문가들은 쿠팡의 이러한 시도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에 정면으로 위반될 소지가 크다고 분석한다. 약관법 제14조에 따르면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소송 제기 금지 조항은 무효로 규정되어 있다.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중대한 피해에 대해 5만 원 상당의 이용권만으로 모든 배상을 갈음하고 소송을 금지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조항이라는 논리다.


또한 판례(울산지방법원 2021. 9. 7. 선고 2020가단122276 판결)는 재판청구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소송 제기 금지 조항을 무효로 판단한 바 있다.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약관에 부제소 합의를 포함시키는 것은 약관법 제3조가 규정한 명시 및 설명 의무 위반에도 해당할 수 있다. 특히 인터넷 비대면 거래에서도 중요한 약관 내용은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 최근 법원의 경향(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7. 26. 선고 2023가단5147706 판결)이다.


개인정보 보호법상 손해배상 규정도 주목해야 할 쟁점이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39조 및 제39조의2에 따르면 정보주체는 유출 사고 시 300만 원 이하의 범위에서 법정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만약 쿠팡 측의 고의나 중과실이 인정된다면 손해액의 5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징벌적 손해배상도 가능하다. 대법원(대법원 2019. 9. 26. 선고 2018다222303, 222310, 222327 판결)은 유출된 정보의 성격과 관리 실태 등을 종합 고려하여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산정하도록 판시하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의 핵심은 쿠팡 측의 "조건 없는 지급" 공언이 실제 약관과 향후 재판 과정에서 어떻게 이행되느냐에 달려 있다. 법조계는 로저스 대표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쿠폰 사용 시 실제 손해배상 판결에서 해당 금액이 공제될 수 있다는 점도 경고한다.


법원은 배상액을 결정할 때 기업이 이미 지급한 보상액을 고려할 수 있는데, 쿠팡은 이를 근거로 소송 당사자의 자격을 문제 삼거나 배상액 감액을 주장할 여지가 충분하다. 비록 대법원(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80449 판결)이 부제소 합의의 존부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는 있으나, 불필요한 법적 다툼을 피하기 위해서는 쿠폰 사용 자체를 자제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결론이다.


현재 법무법인들은 쿠폰 사용 전 반드시 약관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부제소 합의나 권리 포기 조항이 포함된 화면이 있다면 스크린샷 등으로 증거를 확보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3,370만 명의 정보가 유출된 이번 사태의 엄중함을 고려할 때, 5만 원 쿠폰 한 장에 소중한 법적 권리를 양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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