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슈퍼전파자' 31번, 처벌 못 한다? 의사 출신 변호사 "처벌 가능성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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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슈퍼전파자' 31번, 처벌 못 한다? 의사 출신 변호사 "처벌 가능성 충분"

2020. 02. 20 10:54 작성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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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번 환자 처벌 못 한다" 정은경 본부장의 발표, 의료법만 고려한 해석

'의료법' 넘어 적용 범위를 '형법'으로 넓힌다면 처벌될 가능성도

의사 출신 변호사 "과실치상죄 또는 상해죄 적용 가능할 듯"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19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및 확진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던 중 안경을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두 차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거부한 슈퍼전파자 '31번 환자'를 "처벌할 수 없다"는 뉴스가 많다. 하지만 이런 기사들은 사실이 아니다. 의사 출신 변호사는 "처벌할 방법은 여러 가지"라고 밝혔다.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소식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지난 19일 공식 브리핑에서 "의사의 검사 권고를 받지 않았다고 해서 처벌할 수는 없다"고 말하면서 퍼졌다. 현행법상 의료인이 의심 환자를 강제로 검사하도록 할 수 없다는 논리에서였다.


하지만 이는 감염병예방법 등 의료법만을 고려해 '31번 환자'의 검사 거부에 관한 부분만 따진 것이다. 적용 범위를 형법까지 넓히면 '31번 환자'는 처벌이 가능하다는 게 변호사의 분석이다.


'미필적 고의' 인정된다면 상해죄

법무법인 우성의 정필승 변호사는 "'31번 환자'에게 상해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본인이 이미 코로나19에 걸렸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검사에 응하지 않아 감염병을 전파시킨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31번 환자'가 직접 다른 사람을 때린 건 아니지만, 상해죄 성립은 문제가 없다. 상해죄의 '상해'가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한 경우를 뜻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검사 거부와는 별개로 고의성이 인정된다면 감염병의 전파도 상해죄가 될 수 있다.


정 변호사는 "이미 의사가 '31번 환자'에게 검사를 권유했다"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상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필적 고의'란 어떤 행동의 결과(코로나19 전파)를 예상하면서도 그런 행동을 저지르는 것을 말한다. 이 죄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실제 '31번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두 차례 의사의 검사 권유를 거절했다. 대구의 한 병원 의료진은 지난 8일에 '31번 환자'에게 검사를 권유했다. 일주일 뒤인 15일에도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한 직후 "폐렴 증상이 있으니 검사를 받아보자"고 했지만, 이 역시 거절했다.


권유를 거절한 전후로 교회와 호텔 뷔페 등을 다니면서 166명과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필적 고의' 인정 안 된다면 과실치상죄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 '31번 환자'는 처벌을 피하게 되는 걸까. 이 경우에도 처벌 가능성이 있다. 정필승 변호사는 "고의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과실치상죄가 성립한다"고 했다.


우리 법은 고의가 아닌 실수라도 사람이 다쳤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다. 형법상 과실치상죄다. 부주의, 태만 등으로 '31번 환자'가 다른 환자에게 감염병을 전파시킨 경우다. 이 죄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의사 출신' 정필승 변호사 "인과관계 입증 가능⋯손해배상 책임져야"

질병관리본부는 19~20일 확진 판정을 받은 51명 중 38명이 모두 한 사람(31번 환자)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만약 해당 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31번 환자'는 이들 모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


'법무법인 우성'의 정필승 변호사 /조하나 기자


형사적으로 상해죄 또는 과실치상죄가 성립한다면, 피해자들은 이를 근거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걸 수 있다. 법원이 '31번 환자'의 형사 책임을 인정할 경우, 피해자(추가 확진자)들은 민법 제750조에 의해 가해자(31번 확진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라고 할 수 있다.


정필승 변호사는 "입증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근거로 "현재 질병관리본부 등의 역학조사 과정에서 동선 등 전파되는 과정이 공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인과관계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있기 때문에, 소송에 필요한 입증이 비교적 쉬울 수 있다는 취지다.


※코로나19 의심 증상 발생 시에는 '국번 없이 1339' 또는 지역 보건소로 전화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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