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내용을 뮤지컬로 만들었다…피해자에게 '왕따당해 자살한 귀신' 역할 시킨 가해자들
학폭 내용을 뮤지컬로 만들었다…피해자에게 '왕따당해 자살한 귀신' 역할 시킨 가해자들
가해 학생들이 만든 뮤지컬 대본, 왕따 피해 내용 '복붙'해 조롱
심지어 피해자에게 "자살 귀신 역할 맡아라" 강요까지

가해 학생들이 자신들의 학폭 내용을 그대로 적어 넣은 뮤지컬을 만들고, 피해 학생에게 ‘자살한 귀신’ 역할을 강요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SBS 〈뉴스헌터스〉 유튜브 캡처
영등포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A군은 자신을 괴롭혔던 가해 학생들이 만든 학교 축제 뮤지컬 대본을 받아든 순간 숨이 턱 막혔다. 대본 속 주인공은 학교 폭력을 견디다 못해 투신자살해 귀신이 된 학생이었다. 그런데 그 귀신이 당한 괴롭힘 내용은 A군이 지난 4월부터 실제로 겪었던 일들과 똑같았다.
SBS 〈뉴스헌터스〉 보도에 따르면, 가해 학생들은 자신들의 범죄 기록을 창작물로 둔갑시켜 전교생 앞에서 공연하려 했다. 심지어 피해자인 A군에게 그 '자살한 귀신' 역할을 맡으라고 강요했다. "너 때문에 학폭 처분받았다"는 보복 심리가 깔린, 잔인하고도 집요한 2차 가해였다.
대본 쓰고 배역 강요한 행위, 그 자체로 '새로운 학폭'
이번 뮤지컬 사건은 명백한 학교폭력이다. 가해 학생들은 A군의 피해 사실을 특정해 대본에 적시하고, "소심한 귀신" 등으로 조롱했다. 이는 공연성(전교생 관람 예정)과 비방 목적이 뚜렷하므로, 형법상 명예훼손 및 모욕죄 성립은 물론 학교폭력예방법상 '명예훼손·모욕'에 해당한다.
싫다는 피해 학생에게 억지로 특정 배역을 맡으라고 한 것은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이다. 이는 형법상 강요죄에 해당하며, 학교폭력예방법상으로도 '강요·강제적인 심부름'으로 분류되는 중대한 폭력 행위다.
무엇보다 이미 학폭 처분을 받은 가해자들이 또다시 집단으로 A군을 괴롭힌 이번 사건은 전형적인 따돌림이자 정서적 폭력이다.
학폭 신고했더니 보복?... 가중처벌 피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의 가장 큰 특징은 '보복성'이다. 가해 학생들은 A군의 신고로 학폭위 처분을 받았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의2는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협박 및 보복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특히 보복 행위가 인정될 경우, 학폭위는 가해 학생에게 가중 조치를 내릴 수 있다.
단순 서면 사과나 봉사활동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이번 사건의 죄질을 고려할 때 출석 정지(6호)나 학급 교체(7호), 심지어 전학(8호)과 같은 중징계도 가능하다. 이미 한 차례 처분을 받고도 재범을 저질렀다는 점은 양형에 있어 불리한 요소다.
결국 떠난 건 피해자...법적 대응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틱 장애까지 얻은 A군은 결국 전학을 선택했다. 가해자는 남고 피해자가 떠난 상황, A군과 가족들은 어떤 법적 대응을 할 수 있을까?
① 가해 학생 형사 고소 & 소년부 송치
가해 학생들은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중학생). 따라서 명예훼손, 모욕, 강요 혐의로 형사 고소가 가능하다. 수사 결과에 따라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되어 보호처분(소년원 송치 등)을 받거나, 검찰 기소를 통해 형사 재판을 받게 될 수도 있다.
② 민사 소송(손해배상 청구)
가해 학생과 그 부모를 상대로 치료비와 위자료, 전학 비용 등을 청구하는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특히 가해 학생 부모에게는 자녀를 제대로 지도하지 못한 '감독 의무 위반' 책임을 물을 수 있다.
③ 학교·교육청 상대 국가배상 청구
학교 측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가해자들이 보복 행위를 모의하고 대본을 작성해 연습하는 동안, 학교는 이를 사전에 인지하고 막지 못했다. 학교는 학생을 보호·감독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소홀히 해(안전배려의무 위반) 2차 가해를 방치했다면 국가배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