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이혼의 방향을 찾다, 이혼을 원치않는 남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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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이혼의 방향을 찾다, 이혼을 원치않는 남편들

2022. 01. 27 15:37 작성
김정림 변호사의 썸네일 이미지
kim_jungl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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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가정을 회복하고자 하는 쪽과 어떻게든 상대방과 헤어지겠다고 강하게 밀어내는 쪽, 그 팽팽한 평행선 사이에 선 변호사로서 한 가정의 미래가 법으로서 심판되는 상황 자체가 참 안타까울 때가 많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외국인인 A씨는 본국에서 같은 회사에 근무하던 한국인 남성 B씨를 만나 동거하였다. 그러던 중 직장에서 해고를 당한 B씨는 A씨에게 '한국에 돌아가면 본인이 다시 취업해 부양하겠으니 함께 한국으로 돌아가 혼인하자'고 약속하였고, 이 말을 믿은 A씨는 본인의 급여로 B씨와의 동거생활을 이어오다 함께 한국으로 온 뒤 혼인신고를 하였다. 그러나 남편이 된 B씨의 태도는 돌변하였다. B씨는 외국인인 아내 A씨의 결혼이민 비자발급 절차에 전혀 협조하지 않았다. 결국 A씨는 불법체류자 신세가 되었다. 더욱이 남편 B씨는 이를 악용해 아내 A씨를 불법업소에 강제로 취업시켰고, 이를 생활비로 썼다. 취업을 하기는커녕 A씨의 급여로 도박을 일삼기도 했는데, 이 행동을 지적하자 B씨는 A씨를 폭행하기까지 하였다.


아내 A씨는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B씨에게 얽매여있다가, 참다못해 이주여성센터에 도움을 요청하였다. 그리고 B씨를 상대로 형사고소와 이혼 및 위자료 소송 등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남편 B씨는 반성은커녕 경찰 조사에서 시종일관 거짓 진술을 하는가 하면, 이혼 소송에 단 한 번도 법원에 출석하지 않는 등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 B씨는 A씨와 이혼을 원치 않았다. B씨로서는 외국인인 아내 A씨의 불리한 체류지위를 악용하며 편하게 생활하고자 혼인생활을 계속 유지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결국 아내 A씨가 청구한 이혼 및 위자료 청구가 모두 인용되었다.


누가 봐도 '죄 많은' 남편 B씨는 자신의 범죄행위에 대한 처벌을 받았고, 아내에게 위자료를 물어주면서 이혼을 당했다.


반면, 이와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이혼당할 위기에 놓인 '죄 없는' 남편들이 가정을 지키는 방법이 없겠냐며 찾아오기도 한다. 이들은 스스로 열심히 일해 가족을 부양했고 가정과 육아에 최대한 충실했으며 여전히 배우자를 사랑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상대방인 아내는 성격이 너무 맞지 않는다고 하며 이혼을 요구한다.


무엇이 아내들을 그토록 화나게 했을까. 이는 소통의 부재부터 독박육아, 경력단절 등에 따른 정신적 고통, 경제적 이유 등 소장에 적시된 혼인 파탄의 사유들은 다양했다. 그렇다면 과연 아내들이 문제 삼는 사유들만으로 이혼이 가능한지는 따져봐야 할 대상이다.


재판상 이혼이 성립하려면 당사자에게 민법 제840조에서 정하고 있는 법정 이혼사유가 존재해야 한다. 예를 들면, 배우자의 부정행위나 악의의 유기, 폭력, 도박, 고부갈등 등 배우자 및 직계존속의 부당한 대우 등이 그것이다. 위 사례의 B씨는 도박행위부터 폭력까지 아내 A씨에 대한 '심히 부당한 대우' 사유가 어렵지 않게 인정되어 위자료 및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졌다. 그렇다면, 위에서 언급한 '죄 없는 남편'들의 경우는 어떨까.


이럴 경우, 남편 측 소송대리인으로서는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지 않았다, 남편은 여전히 아내를 사랑한다, 남편에겐 어떠한 혼인 파탄의 귀책 사유가 없다'는 주장과 동시에 '남편이 다 잘못했다,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게 된다. 피고 남편은 결국 원고인 아내와 다시 가정을 회복하고자 하기 때문에 소송대리인으로서 아내의 귀책 사유가 드러나도 이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공방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


한편, 위 사례의 B씨와 비교해 이들을 '죄 없는' 남편이라 표현하였지만 사실 심정적으로는 아내의 주장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죄 없는' 남편이라고 표현한 사람들의 배우자가 주장하는 이혼사유가 모두 무시될만한 사유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끝까지 가정을 회복하고자 하는 쪽과 어떻게든 상대방과 헤어지겠다고 강하게 밀어내는 쪽, 그 팽팽한 평행선 사이에 선 변호사로서 한 가정의 미래가 법으로서 심판되는 상황 자체가 참 안타까울 때가 많다.


변호사와 법원의 역할은 법정에 머문다. 설령 법원의 결정이 가정을 지키는 쪽으로 내려진다고 하더라도, 가정의 회복 여부는 온전히 당사자들의 몫으로 남아 있고 그 과정에서 반드시 자녀의 행복도 고려되어야 함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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