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서 익사한 고등학생, 구명장비 보관함은 텅텅…법원이 매긴 지자체 과실 비율은
계곡서 익사한 고등학생, 구명장비 보관함은 텅텅…법원이 매긴 지자체 과실 비율은
피해자 과실 80% 인정
필수 구조장비 방치한 지자체 책임은 20%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지자체가 안전장비 관리를 소홀히 한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던 고등학생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법원은 지자체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구명환 없는 보관함…비극으로 이어진 물놀이
2023년 8월 16일, 고등학생인 C씨는 충북 괴산군의 쌍곡계곡에서 친구들과 물놀이를 하던 중 수심 3미터 깊이의 물에 빠져 사망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물놀이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그러나 인명구조장비를 보관하는 함에는 구명환이나 구명줄 등 필수 구조 장비가 전혀 비치되어 있지 않았다.
사고 이후 C씨의 부모인 A씨와 B씨는 해당 계곡의 안전관리 책임이 있는 관할 지자체인 괴산군을 상대로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자체 "예산·인력 부족" 항변…법원 "관리 소홀" 지적
재판 과정에서 괴산군 측은 비관리지역 범위가 넓어 안전 및 순찰 요원을 배치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예산과 인력의 한계가 있어 안내방송 실시와 홍보책자 배포 등의 노력을 다했을 뿐, 광범위한 지역의 보관함 실태를 일일이 점검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청주지방법원은 해당 장소가 매년 여름 휴가철 피서객으로 붐비는 곳임에도, 지자체가 단순한 홍보 활동만 한 것으로는 관리주체로서 요구되는 방호조치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지자체가 적극적인 방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예산 핑계로 보관함 관리조차 소홀히 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괴산군은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야 보관함에 구명환 등을 비치하고 수면에 밧줄을 설치했다.
피해자 과실 80% 참작…"지자체 책임은 20%로 제한"
다만 재판부는 지자체의 배상 책임 비율을 20%로 제한했다. 안타까운 사고지만, 피해자인 C씨의 본인 과실도 크게 작용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책임 제한 사유로 고등학생인 C씨가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상태였고, 경고 표지판을 통해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휴대용 튜브 등을 준비하지 않고 함부로 수영을 해 사고를 초래한 점을 꼽았다.
또한 산악 지대라는 지역적 특성상 안전관리 업무에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결과적으로 재판부는 C씨가 장래에 얻을 수 있었던 일실수익과 장례비를 합친 재산상 손해액에 지자체의 책임 비율 20%를 적용했다.
여기에 C씨 본인과 부모의 위자료를 더해, 괴산군이 부모인 A씨와 B씨에게 각각 약 639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