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관이 피의자 편만 든다"…고소인의 '수사관 교체 요구', 왜 기각됐나
"수사관이 피의자 편만 든다"…고소인의 '수사관 교체 요구', 왜 기각됐나
모욕죄 고소인, 편파 수사 주장하며 기피신청했으나 불수용…법률 전문가들 "객관적 증거 없으면 어려워, 변호인 의견서가 실질적 해법"

고소인이 주관적 의심 만으로 낸 수사관 기피 신청은 받아 들여지기 어렵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모욕죄로 고소했지만 수사관이 피의자 편을 든다며 기피신청을 낸 고소인의 사연이 알려지며, 수사 공정성 논란과 그 법적 대응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모욕죄로 고소한 A씨는 수사관이 노골적으로 피의자 편을 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수사관을 바꿔달라는 '기피신청'을 냈지만, 경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률 전문가들은 "답답한 심정은 이해하지만, 주관적 의심만으로는 수사관을 교체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내 편은 없나"…고소인의 절규, 수사관 기피신청 '벽'에 부딪히다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사관이 노골적으로 피의자 편을 들며 편파수사를 일삼았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조사 과정에서 모멸감을 느낀 그는 결국 해당 수사관에 대한 기피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사건 담당 팀장은 이를 불수용했고, 2주 뒤 열린 공정수사위원회에서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A씨는 "이대로 가다가는 제대로 수사도 안 해줄 것 같다"며 막막한 심경을 토로했다.
"주관적 의심만으론 부족"…전문가들 '객관적 증거' 한목소리
A씨의 사연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기피신청이 받아들여지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다고 설명한다. 강민경 변호사(법률사무소 창신)는 "수사관이 수사에 관해 잘못한 사항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어야 한다"며 "단순히 공정성에 의심이 간다는 사유만으로는 통상 기피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즉, '편파적인 것 같다'는 주관적 느낌을 넘어, 불공정한 수사를 입증할 녹취나 서면 등 객관적 자료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경찰 출신인 심광우 변호사(법무법인 베테랑) 역시 "경험상 수사관 기피신청은 다른 형사절차보다 다소 폭넓게 인정되는 편"이라면서도 "이미 불수용된 상황에서는 포인트에 맞게끔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기피신청 기각, 끝이 아니다…남은 '카드'는?
수사관 기피신청에 대한 공정수사위원회의 결정은 최종적이라 별도의 이의제기 절차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불공정 수사 의혹에 손 놓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여러 '우회로'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박승배 변호사(법무법인 새여울)는 "수사관이 이른 시일 내에 불송치결정(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고 종결하는 것)을 한다면 여기에 대해 이의신청을 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렇다 할 처분을 내리지 않고 수사를 지연하는 경우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소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해당 경찰서의 상급기관인 지방경찰청이나 경찰청에 수사 지휘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거나,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판단되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변호인 의견서'가 게임 체인저?…수사 방향 바꿀 열쇠
다수의 변호사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한 가장 현실적인 해법은 '변호인 의견서' 제출이다. 조기현 변호사(법무법인대한중앙)는 "수사관의 진정성 있는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서는 실효성 있는 피해자 변호인 의견서 제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호인 의견서는 단순히 피해 사실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법리적 관점에서 피의자의 혐의가 명백함을 주장하고 수사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을 담는다. 이는 수사관에게 심리적 압박을 줌과 동시에, 향후 검찰 송치나 불송치 이의신청 단계에서 고소인에게 유리한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결국 수사관 교체라는 직접적인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적극적으로 증거를 보강하고 법리적 주장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하는 것이 수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