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프 눈사람 도둑, 처벌 어렵다?…변호사들 "'코' 때문에 절도죄 가능합니다"
올라프 눈사람 도둑, 처벌 어렵다?…변호사들 "'코' 때문에 절도죄 가능합니다"
눈사람 자체는 재물로 인정받기 어려워 절도죄 적용 어렵지만
변호사들이 '이번 사건'만큼은 다를 수 있다고 본 이유는?

한 남성이 가게 앞에 있는 올라프 눈사람을 들고 사라졌다. 최근 SNS에 '올라프 눈사람 절도범을 찾는다'는 글과 함께 올라온 CCTV 영상 속 모습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눈사람을 가져간 남성을 찾아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들 말대로 처벌이 가능할까. 이에 변호사들은 예상 밖 답변을 내놓았다. /'angelinus456' 인스타그램
"올라프 눈사람 절도범을 찾습니다!!"
가게 앞에 있던 '올라프' 눈사람을 누군가 훔쳐 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26일 SNS에 "절도범을 찾는다"는 글이 올라왔다. 신원 불상의 남성이 올라프 눈사람을 훔쳐 가는 장면이 담긴 CC(폐쇄회로)TV 영상도 담겼다. '올라프'는 영화 겨울왕국에 등장하는 눈사람 캐릭터다.
해당 글 작성자는 "2시간 반 동안 진짜 열심히 만들었다"이라고 억울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를 본 사람들은 올라프 눈사람을 가져간 남성을 찾아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실제로 이 남성에게 절도죄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현재까지 알려진 정황을 바탕으로 변호사들에게 자문을 구해봤다.
변호사들은 "보통 눈사람을 훔쳐 갔다면 절도죄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이번 경우는 다를 수 있다고 했다. 그 이유는 올라프를 꾸민 '장식' 때문이었다.
사실 누군가 눈사람을 훔쳐 가거나, 부숴버리는 사건은 겨울마다 반복됐다. 바로 최근인 지난 21일에도 미대생이 7시간 동안 만든 눈사람을 누군가 망가뜨린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눈사람을 훔치거나 부수더라도 재물손괴의 책임을 묻긴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재물손괴가 성립하려면, 무엇보다 눈사람이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재물'로 인정돼야 한다. 그런데 전시 목적이 아닌 단순 재미⋅유희 목적으로 만든 눈사람을 이러한 재물로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은 "눈사람은 '눈'이라는 자연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타인의 재물로 보긴 어렵다"고 했다. 절도죄 역시 마찬가지의 법리가 적용된다. 자연히 내린 눈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재산적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그렇다면, 왜 이번 경우는 다를 수 있다고 본 것일까. 변호사들은 사진 속 올라프의 눈과 코를 주목했다. 올라프 눈사람을 만들 때, 눈과 코는 별도의 재료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SNS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남성은 올라프를 통째로 들고 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눈이나 코를 장식한 재료도 함께 가져갔을 확률이 크다.
법률사무소 나란의 서지원 변호사는 "코의 재료인 당근 등을 가져갔다는 점에서 절도죄가 성립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근 등을 눈사람에 꽂아두었다고 해서 가게 주인이 소유권을 포기했다고 볼 순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눈사람을 꾸밀 때 쓴 재료가 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등 객관적인 금전적 교환가치가 있는 재물에 해당한다면 절도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영동의 설현섭 변호사도 "당근 등은 엄연한 타인의 재물"이라며 "실제 처벌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지만 가게 주인의 지배하에 있는 물건을 가져갔다는 점에서 절도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최선의 정다은 변호사의 의견 역시 비슷했다. 정 변호사는 "올라프의 코에 쓰인 당근 등은 눈사람의 재료로 사용된 재물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가게 주인이 고객 유인 목적으로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눈사람을 제작한 이상 경제적 가치가 없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설사 코를 만든 것이 당근이 아니라 플라스틱 모형 등 장난감이라고 하더라도, 경제적 가치가 있는 건 변함이 없다. 로톡뉴스는 가게 측에 '올라프 눈사람 코 장식에 당근을 사용한 게 맞는지' '당근까지 가져간 것이 맞는지' 등을 정확히 확인하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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