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연인에게 준 '필라테스 차림비'…법원 "결혼 전제 지원금, 돌려줘야"
헤어진 연인에게 준 '필라테스 차림비'…법원 "결혼 전제 지원금, 돌려줘야"
명품·여행 경비는 단순 애정 표시로 청구 기각
사업 기반 마련 자금만 '결혼 전제 증여' 인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연인 관계를 맺고 동거까지 했던 남녀가 결별 후 교제 기간에 오간 금전과 선물을 두고 법정 공방을 벌였다.
법원은 명품 선물과 데이트 비용은 단순한 애정 표시로 보아 반환 의무를 부정했지만, 상대방의 사업을 위해 지원한 거액의 자금은 결혼을 전제로 한 증여로 판단해 돌려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명품과 해외여행 경비는 '애정 표시'…반환 청구 기각
원고 A씨와 피고 B씨는 2022년 7월경부터 교제를 시작해 이듬해 3월부터 동거하다 2024년 10월경 결별했다.
교제 기간 중 A씨는 해외여행 경비로 총 3300만 원을 지출했고, B씨에게 다수의 명품을 선물했다.
결별 후 A씨는 B씨가 결혼을 빙자해 돈과 명품을 받아낼 목적으로 자신을 속였거나, 자신이 결혼할 것이라는 착오로 이를 지출했다며 소송을 냈다.
이에 따라 여행 경비의 절반인 1650만 원과 명품 목록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장기간 동거하며 가족 행사에 참여하고 서로 선물을 주고받은 정황 등을 볼 때, B씨가 혼인을 빙자해 금품을 편취하려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해당 지출이 교제 과정에서 애정의 표시로 건네진 소비적 증여의 성격이 강하다고 보았다.
특히 명품은 B씨의 생일이나 연말 무렵에 선물한 점을 고려할 때, 혼인과 무관하게 환심을 사기 위한 개연성이 높다며 착오나 조건부 증여 주장을 일축했다.
수입원 마련 위해 준 2500만 원은 "약혼예물 수수와 유사해"
반면, A씨가 B씨가 운영하려던 필라테스샵의 권리금 및 보증금 명목으로 대신 지급한 2500만 원에 대해서는 반환 의무가 인정됐다.
A씨는 이 돈이 대여금이거나, 결혼 불성립을 조건으로 한 해제조건부 증여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차용증이나 이자 약정이 없다는 이유로 대여금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2500만 원이라는 금액이 단순한 데이트 비용을 초과하는 거액이며, 소비성 금액이 아닌 B씨의 수입원을 만들기 위해 사용된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당사자들이 결혼을 전제로 동거했던 점을 종합해, 해당 금전은 결혼을 전제로 공동생활의 기틀과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지급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약혼예물 수수"와 유사하게 혼인이 성립하지 않을 경우 돌려주기로 한 증여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두 사람이 결별했고 파혼에 있어 A씨의 일방적인 과실이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재판부는 B씨가 A씨에게 25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결과적으로 재판부는 A씨가 청구한 금액 중 필라테스샵 지원금 2500만 원만 인정해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