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금 책임져라" 내용증명 보낸 전 회사⋯변호사들의 단호한 대답 "책임 없습니다"
"미수금 책임져라" 내용증명 보낸 전 회사⋯변호사들의 단호한 대답 "책임 없습니다"
미수금은 회사와 거래처간의 채권관계근로자는 당사자 아냐
퇴직금에서 공제해도 불법⋯변호사 "회수노력 다했다면 책임없다"

퇴직을 원하는 A씨에게 회사는 "거래처 미수금을 다 받아내기 전까지는 퇴직 못한다"고 통보했다. 최대한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지만 다 받아내지 못하고 퇴직하기로 한 A씨. 회사가 "네가 미수금 책임져라"고 통보해왔다. 이 말에 따라야 할까. /게티이미지코리아
"담당하던 거래처 미수금으로 회사가 손해를 입고 있다. 지정한 날짜까지 미입금시 회수노력 의사가 없는 것으로봐 별도 조치를 취하겠다."
A씨는 전 회사로부터 당황스런 내용증명을 받았다. 예전에 담당하던 거래처의 미수금을 연대해서 책임지라는 말이다.
앞서 지난 달 사직서를 제출했는데도 회사는 "받을 돈을 다 받기 전까지는 퇴직할 수 없다"고 했었다. 이에 A씨는 미수금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거래처에 미수금 각서를 받기도 하고, 연락이 되지 않는 업체를 대상으로는 개인 비용을 들여 소송까지 제기했다.
할만큼 했다고 생각한 A씨는 사직 의사를 밝힌지 한달이 지나자 다시 한 번 퇴사의사를 밝히고 출근하지 않았다. 팀장에게 업체 리스트 등 인수인계도 마쳤다.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한 A씨. 하지만 회사는 결국 "퇴직금 등에서 미수금을 공제할 수도 있다"면서 내용증명까지 보냈다.
회사의 주장대로 A씨가 회사의 거래처 미수금을 책임져야 할까.
변호사들은 모두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회사 측 내용증명은 의미 없는 주장이라는 취지였다.
법무법인 명율의 배장환 변호사는 "영업에 따른 미수금의 변제독촉과 변제책임을 왜 직원에게 부담하라고 하는지 이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배 변호사는 "직원에게 사측의 채권 정산을 강요하는 것으로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서약의 신성현 변호사도 "(회사가 A씨에게) 변제를 청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미수금 채권은 A씨가 근무했던 회사와 거래처 사이에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도 "최선을 다해 미수금 회수조치를 했고, 업무 자료를 모두 넘겨줘 인수인계를 해 준 경우라면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회사는 "(미수금 채권을) 퇴직금에서 공제하겠다"고 내용 증명을 통해 주장한다. 변호사들은 이것도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배장환 변호사는 "퇴직금 등 임금은 사업주가 직원에게 채권이 있어도 상계를 할 수 없다"고 했다. 설령 회사가 A씨에게 받을 돈이 있다고 해도, 퇴직금에서는 공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근로기준법은 임금의 전액지급 원칙을 밝히고 있고(43조), 법원은 퇴직금을 임금으로 보고 있다.
대법원은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가지는 채권으로 임금채권과 상계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88다카264135)라고 판단했다. 퇴직금의 일부를 공제하고 주는 건 불법이라는 취지의 판결이다.
결론적으로 회사가 A씨에게 주장하는 내용은 모두 불법이거나 부당한 내용으로 볼 수 있다. 변호사들은 강하게 나가도 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는 "▲미수금 회수를 위해 노력한 점 ▲개인비용으로 소송까지 제기한 점 ▲미수금 관련자료를 회사에 다 넘긴 점 등을 들어 더이상 미수금 관련해서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내용증명을 통해 반박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