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이프 대신 소면 넣은 ‘두쫀쿠’… 사기죄 처벌 피하기 어렵다
카다이프 대신 소면 넣은 ‘두쫀쿠’… 사기죄 처벌 피하기 어렵다
오동현 변호사 "소면 대체는 기망행위... 수급난은 변명 안 돼"
배달앱 '검색어 낚시'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소지 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소면 두쫀쿠' 후기. 핵심 재료인 카다이프 대신 소면을 넣고 이를 알리지 않았다면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새벽부터 줄을 서도 못 산다"는 '두바이 쫀득 쿠키(이하 두쫀쿠)' 열풍이 대한민국 디저트 시장을 강타했다. 하지만 그 달콤함 뒤에는 씁쓸한 법적 분쟁 씨앗이 자라고 있다.
핵심 재료인 카다이프 대신 소면을 넣고 '두쫀쿠'라며 팔거나, 국밥집이 검색어 유입을 위해 메뉴판을 조작하는 행태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30만 원짜리 '대왕 두쫀쿠'까지 등장하며 폭리 논란까지 불거졌다.
카다이프 아니고 소면이요?... 명백한 사기
가장 뜨거운 감자는 이른바 '소면 두쫀쿠'다. 두쫀쿠의 핵심은 중동식 면인 '카다이프'의 바삭한 식감인데, 재료 수급이 어려워지자 일부 업주들이 일반 국수 소면을 넣어 판매하면서 문제가 됐다. 소비자들은 "멸치인 줄 알았다", "이건 사기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법적으로 보면 어떨까.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할 때 성립한다.
카다이프는 두쫀쿠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핵심 재료다. 업주가 이를 소면으로 대체했음에도 제품명을 '두쫀쿠'로 표기하고, 사진에는 마치 카다이프가 들어간 것처럼 홍보했다면 이는 소비자를 속인 기망행위에 해당한다. 개당 9,500원이라는 고가를 받으면서 저가 재료인 소면을 쓴 것은 부당한 이득을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부 업주들은 "재료를 구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항변할 수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 변명이 통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재료 수급의 어려움은 범행 동기일 뿐, 소비자를 속인 행위 자체를 정당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오동현 변호사는 "재료가 없다면 판매를 중단하거나, 소면 대체 사실을 명확히 고지했어야 한다"며 "이를 숨기고 판매했다면 사기죄는 물론, 원재료를 허위로 표시한 식품위생법 위반 책임까지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밥집 메뉴판에 등장한 '두쫀쿠'... "법 위반입니다"
두쫀쿠와 전혀 상관없는 식당들이 배달앱 메뉴에 '두쫀쿠' 키워드를 넣는 행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심지어 "100건 이상 판매 시 메뉴 추가 예정"이라며 1원짜리 가짜 메뉴를 올려 검색을 유도하는 '낚시성' 마케팅도 기승을 부린다.
이러한 키워드 점령은 '부정경쟁방지법' 및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가 크다.
소비자는 '두쫀쿠'를 검색할 때 해당 디저트를 판매하는 가게를 찾으려는 의도를 가진다. 국밥집이 실제로 두쫀쿠를 팔지 않으면서 검색어에 노출되도록 하는 것은 소비자의 오인과 혼동을 야기하는 행위다. 대법원 판례 역시 소비자에게 서비스 출처에 대한 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는 행위를 위법으로 보고 있다.
또한 메인 메뉴 주문 시에만 두쫀쿠를 파는 '끼워팔기' 식당들도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해당 업소가 제과류를 제조·판매할 수 있는 적법한 영업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라면, 이는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30만 원짜리 두쫀쿠, 비싸다고 처벌할 순 없다
한편, 30만 원짜리 '대왕 두쫀쿠'의 등장에 "폭리 아니냐"는 비판도 거세다. 이 쿠키는 기존 제품 108개를 합친 3kg 무게로 제작됐다.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은 있지만, 이를 법적으로 '폭리(부당이득죄)'로 처벌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형법상 부당이득죄는 피해자의 '궁박(절박한 상태)', '경솔', '무경험'을 이용해 현저하게 부당한 이익을 취해야 성립한다. 하지만 두쫀쿠는 생필품이 아닌 기호식품이다. 구매자들은 가격과 크기 정보를 사전에 알고 있었고, 구매를 강요받지도 않았다.
오동현 변호사는 "시장경제 원리상 희소성과 수요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는 것을 법으로 제재하기는 어렵다"며 "판매자가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 것도 아니고,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지갑을 연 것이기에 불공정거래행위로 보기도 힘들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