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동종 전과 재범인데 신상공개는 면제…가방 속 '몰카' 54회 촬영 결말은?
[단독] 동종 전과 재범인데 신상공개는 면제…가방 속 '몰카' 54회 촬영 결말은?
치밀한 계획 범행과 111개 불법촬영물 소지에도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법원의 양형 기준과 면제 사유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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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종 전과에도 불구하고 54회의 치밀한 불법촬영 범행을 저지른 피고인에게 법원이 부수 처분의 재범 예방 효과를 들어 신상정보 공개를 면제했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가방에 휴대전화를 숨겨 치마 속을 54차례나 불법 촬영한 피고인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 피고인은 불과 몇 달 전 동일한 수법의 범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재범이었다.
그러나 법원은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성범죄자의 신상을 알리는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명령마저 면제했다.
재범의 위험성이 제기될 수 있는 상황에서 법원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 법리적 근거는 무엇일까.
사건의 핵심 사실관계는 이렇다.
피고인 A씨는 2022년 11월 26일부터 2023년 1월 14일까지 약 50일 동안 서울 마포구의 지하철 역사 등지에서 총 54회에 걸쳐 불특정 다수 여성 피해자의 신체를 불법 촬영했다.
A씨는 범행을 들키지 않기 위해 자신의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고, 그 가방을 치마 아래로 밀어 넣는 치밀한 수법을 사용했다.
여기에 더해 A씨는 2022년 4월부터 12월까지 인터넷 사이트에서 111개의 불법 촬영 동영상을 내려받아 소지하고 시청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A씨가 2022년 8월 2일 동종 범죄인 카메라등이용촬영 범죄로 이미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전력이 있다는 사실이다.
법적 처벌을 받은 직후에도 범행을 멈추지 않고, 오히려 계속해서 불법 촬영물을 소지하며 새로운 불법 촬영을 이어간 것이다.

치밀하게 계획된 재범, 처벌 수위는 어떻게 결정됐나?
법원은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면서도 3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160시간의 사회봉사, 그리고 3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에 대한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범행에 사용되어 압수된 휴대전화는 몰수되었고 관련 증거물은 폐기되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고단1086 판결에 따르면, 재판부는 A씨의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A씨가 사전에 도구를 준비해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점, 범행 기간이 길고 피해자의 수가 많은 점, 그리고 불법촬영물 소지 개수가 상당한 점이 불리한 정상으로 작용했다.
양형기준상 카메라등이용촬영 범죄와 소지 범죄 모두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반복 범행을 저지른 가중영역에 해당하여 권고형의 범위는 징역 1년에서 4년 사이로 산정되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뉘우치며 반성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과거 벌금형을 초과하는 무거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여 최종적으로 실형을 면하는 집행유예 결정을 내렸다.
동종 전과가 있음에도 '신상정보 공개'를 피할 수 있었던 법적 근거는 무엇인가?
성범죄자에게 내려지는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명령이 A씨에게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 최종 면제되었다.
재판부는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수강명령, 취업제한 등의 부수 처분만으로도 피고인의 재범 방지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르면, 법원은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동기와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상정보를 공개해서는 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이를 면제할 수 있다.
법원은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로 인해 달성할 수 있는 사회적 예방 효과나 이익보다, 피고인이 입게 될 불이익과 예상되는 부작용이 더 크다고 보았다.
비록 A씨가 동종 전과로 처벌받은 직후 단기간 내에 재범을 저질러 재범 위험성이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신상 등록 의무와 취업제한, 사회봉사 등 다른 제재 수단이 병행된다는 점을 들어 신상정보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조치는 과도하다고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