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 풀린 반려견이었는데…'과다 용량' 마취총 쏴 죽었다면, 그 책임 소방대원이 져야 할까
목줄 풀린 반려견이었는데…'과다 용량' 마취총 쏴 죽었다면, 그 책임 소방대원이 져야 할까
목줄 없이 돌아다니던 진돗개 마취총 맞고 숨져
"포획 시도 없이 마취총부터 쐈다" 견주 측, 과잉 대응 주장
법적으로 책임 물을 수 있을까 봤더니

한 소방구조대원이 견주 없이 돌아다니던 진돗개를 마취총으로 쐈다. 마취총을 맞은 진돗개는 비틀거리며 집에 돌아가 곧 숨졌다. / 연합뉴스·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경북 상주에서 소방구조대가 견주 없이 돌아다니던 진돗개 한 마리를 향해 마취총을 쐈다. 큰 개가 목줄 없이 돌아다닌다는 119 신고가 접수된 데 따른 대응이었다.
그런데 이 행동은 뜻밖의 문제를 낳았다. 소방구조대가 쏜 마취총에 진돗개가 숨을 거두면서다. 진돗개의 중량에 비해 마취약이 과다 투여된 게 원인이었다. 이에 견주 측은 "소방구조대가 과잉 대응을 한 것"이라며 항의했다.
견주 측 주장처럼 소방구조대가 과잉 대응을 한 거라면 이에 따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걸까? 로톡뉴스가 변호사들과 함께 이 사건의 쟁점을 정리해봤다.
우선, 소방청이 발행한 '위해동물 포획 현장활동 매뉴얼'을 확인한 결과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있다.
해당 매뉴얼엔 마취제 사용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하고, 1차적으론 올무나 포획망 등을 활용해 동물을 생포하는 게 원칙이기 때문이다. 사건 당시 현장에 진돗개 한 마리를 상대하기엔 충분한 구조 인력이 출동했던 점도 고려할 부분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포획 시도를 하지 않고 곧장 마취총을 쏜 건 과잉 대응으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소방서 관계자 측은 "개 물림 사고 방지 차원에서 불가피한 대응이었다"고 말하는 상황. 진돗개가 특별한 위협을 보이진 않았지만, 주거 밀집 지역이었기에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는 취지였다. 마취제 오남용 문제에 대해선 "육안상 대형견으로 판단해 거기에 맞춰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사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우선, 업무상 처리 지침을 준수해서 대응하지 않은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다만, 구조대가 과잉 대응을 한 게 맞더라도 이에 대해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거라고 변호사들은 입을 모았다.
법률 자문

LUX 법률사무소의 김정조 변호사는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구조대가 업무상 적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면은 있어 보인다"면서도 "형사상 책임을 묻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우선 적용해볼 수 있는 조항은 형법상 '재물손괴죄'인데, 이는 고의성이 입증돼야만 처벌할 수 있다.
법률사무소 태희의 김경태 변호사 역시 "공무집행 과정의 과실이 있다고 보이기는 하지만, 고의로 진돗개를 죽인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라며 "이런 경우엔 재물손괴죄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정의의 김지혜 변호사도 "소방구조대가 마취제 용량을 정확히 계량하지 못한 과실로 진돗개가 사망한 것"이라고 지적했지만, "어디까지나 과실에 해당해 고의일 때만 처벌하는 재물손괴죄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고의가 없었다면 업무상 과실 혐의가 적용되지 않을까 했지만, 이 역시 불가능했다. 김정조 변호사는 "업무상 '과실' 혐의는 사람을 다치게 한 상해죄 등에 한해서만 인정된다"며 한계를 짚었다.
즉, 업무를 수행하다가 사람이 아닌 동물을 실수로 죽게 만든 것에 대해선 현행법상 재물손괴죄로도 업무상 과실로도 처벌이 안 된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