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우산 줍겠다며 잠실 야구장 외야 펜스 넘은 관중, 그 대가는
떨어진 우산 줍겠다며 잠실 야구장 외야 펜스 넘은 관중, 그 대가는
프로야구 경기 중단시킨 황당한 이유
법원 "업무방해 혐의 인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지난 2024년 7월 19일 밤, 서울 잠실야구장. 프로야구 열기가 한창 뜨겁게 달아오르던 시각이었다.
홈팀과 원정팀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던 5회 말, 갑자기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선수들의 시선이 일제히 외야석 쪽으로 쏠렸다. 그라운드 안으로 누군가 난입했기 때문이다.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는 관객이었을까, 아니면 특정 선수를 해코지하려던 것일까. 이유는 황당하게도 우산 때문이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곽윤경 판사는 야구 경기 진행을 방해한 혐의(경범죄처벌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 20만 원을 선고했다고 2025년 5월 20일 밝혔다.
"우산 주우려고..." 펜스 넘은 대가는 '전과'
판결문에 따르면 사건은 이날 오후 8시 24분경 발생했다. A씨는 관람석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던 중 실수로 자신의 우산을 경기장 내부로 떨어뜨렸다.
보통 이런 상황이라면 안전요원을 호출해 도움을 요청하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A씨는 직접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경기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외야 펜스를 훌쩍 뛰어넘어 그라운드 안으로 진입했다.
A씨가 떨어진 우산을 줍기 위해 그라운드를 활보하는 약 3분 동안, 프로야구 경기는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수만 명의 관중과 양 팀 선수들, 심판진이 모두 A씨가 우산을 줍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법원 "업무 방해 유죄"
검찰은 A씨를 재판에 넘겼다. 적용된 혐의는 '경범죄처벌법 위반'이었다.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적용되려면 위계(속임수)나 위력(힘)을 행사해야 한다. 하지만 A씨의 경우, 단순히 우산을 줍기 위해 들어간 행위를 위력 행사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대신 수사기관은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2항 제3호(업무방해)를 적용했다.
이 조항은 "못된 장난 등으로 다른 사람, 단체 또는 공무수행 중인 자의 업무를 방해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할 수 있다.
곽윤경 판사는 "피고인은 야구 경기가 진행 중인 외야 펜스를 뛰어넘은 후 그라운드 안까지 진입하여 경기가 중단되게 했다"며 "야구 경기 진행 업무를 방해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하며 벌금 20만 원을 선고했다.
[참고] 서울동부지방법원 2024고정989 판결문 (2025. 5. 20.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