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사망 이후 반년…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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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사망 이후 반년…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2021. 04. 07 19:05 작성2021. 04. 07 23: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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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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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 '서울 양천구 입양아동 학대 사망사건' 5차 공판

재판 시작되기 전부터 끝까지⋯긴장감 팽배했던 서울남부지법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5차 공판이 7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렸다. 재판 시작 전부터 시민들이 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안세연 기자

'서울 양천구 입양아동 학대 사망사건(일명 정인이 사건)'을 향한 시민들의 분노는 식지 않았다. 정인이가 사망한 지 반년이 다 돼가지만, 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은 온통 긴장감이 감돌았다.


재판이 시작되기 전부터 끝까지, 방청객을 비롯한 시민들은 양부모를 향한 날것의 감정을 쏟아냈다. 실제 이날 법원 경위들은 한 치도 '경계' 모드를 흩트릴 수 없었다. 그만큼 이 재판에 시민들의 이목이 쏠려 있다는 방증이었다.


정인이의 양부모는 '다른 세계'에 있는 듯 이 모든 소란으로부터 분리된 것처럼 행동했다. 재판 중 학대 동영상이 새롭게 공개되면서 방청석에서 '허억⋯' 등 놀란 한숨이 터져 나왔지만, 이들은 그 동영상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이미 사전 구속된 양모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양부는 서로 오랜만에 봤음에도, 서로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그저 재판을 받는 내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이들은 변호인과 의견을 나누지 않았고, 방청석도 보지 않았으며, 증거 자료 역시 보지 않았다. 재판장이 "의견이 있느냐"고 여러 차례 물었지만, "없다"고 단답형으로 대답할 뿐이었다.


재판 시작 30분 전부터 가슴에 '근조 리본' 단 방청객, 경위한테 인사 건네는 이도 있어

재판 시작 전부터 방청객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재판이 시작되기 30분 전부터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단 방청객들이 기다렸다. 이들 중에는 법원 경위한테 "지난번에 뵀다. 법정에 제일 오래 남아계셨지 않냐"며 인사를 건네는 이도 있었다. 또 이들은 본법정과 중계법정으로 흩어질 때 "후기 기다릴게요. 화이팅!"하면서 울먹였다.


한편 재판이 진행된 306호 중법정 주변은 칸막이가 설치됐다. 이 때문에 경위의 허락이 없으면 출입이 불가능했다. 실제 이날 경비의 수준은 공항을 방불케 할 만큼 삼엄했다. 입장 전에는 소지품 검사를 받아야 했다.


끔찍한 학대 영상 공개되면서 경악한 방청객, 증거 영상 쳐다도 보지 않은 양부모

피고인석에는 정인이 아버지가 먼저 앉았고, 이후 '녹색 수의'를 입은 정인이의 양모가 법정으로 들어왔다. 이들은 인사를 나누지 않았다. 심지어 서로를 쳐다도 보지 않았다. 그저 각자의 자리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이날 법정에서 공개된 수십 편의 영상은 하나같이 끔찍했다. 모든 걸 포기한 정인이의 표정과 그저 습관적으로 학대를 일삼은 양부모의 행동이 반복 재생됐다. 특히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 정인이의 머리채를 물건 다루듯 잡아채는 장면, 정인이에게 억지로 손뼉을 치게 하는 장면 등에서 방청객들은 크게 동요했다.


영상 상영 시간이 길어지며 탄식은 흐느낌으로 이어졌지만, 양부모는 처음 모습 그대로 자세를 유지했다. 끝까지 한 번도 증거 영상을 쳐다보지 않았다.


재판 끝난 후 '절정'으로 치달은 양부모 향한 시민들의 분노

재판이 끝나자, 양부모를 향한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법정을 빠져나가는 변호인에게는 "변호사님. 얼마 받았어요. 당신 새X가 그래도 그럴 거예요?"라는 욕설이 날아왔다. 그가 탄 엘리베이터가 닫히기 직전까지 욕설이 날아왔기에 법정 경위는 방청객들을 제지해야 했다. 경위에게도 "누구를 보호하는 거냐"는 질책이 날아오자, 경위는 "저희한테 그런 말씀 말라"고 하소연했다.


재판이 끝난 뒤 법원 정문과 후문에도 시민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양부가 법정을 빠져나가는 순간을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실제 3층에 있던 방청객이 혹시나 그 순간을 놓칠까 1층까지 계단으로 '전력 질주'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하나, 둘, 셋) XXX 나와라!!" 재판이 끝나고 30분이 지나도록 양부가 모습을 보이지 않자, 시민들은 법원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몇몇은 실시간으로 기사를 읽으며 "배에도 눈물 자국이 있었대"하며 탄식했고, 또 몇몇은 "언니, 출입증 있으면 들어갈 수 있대. 출입증 찾으러 가자"는 등 양부를 보기 위한 대책을 강구했다.


이날 법정 앞 열기는 경찰 중대가 철수하고 나서야 다소 가라앉았다. 경찰이 철수하자 카메라를 들고 대기하던 취재진도 양부가 지하로 빠져나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숨을 쉬며 철수했다. 몇몇 시민들은 그러고도 한참을 그 자리에서 머물렀다.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5차 공판이 끝난 뒤. 경비를 섰던 경찰 중대가 철수하고 있다. /안세연 기자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5차 공판이 끝난 뒤. 경비를 섰던 경찰 중대가 철수하고 있다. /안세연 기자


이들 중 한 명은 기자에게 "나도 엄마다. 정인이는 죽여놓고 그 악마 새X들이 편히 있는 걸 가만 보고 있을 수 없어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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