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직장 동료 집 방문했다가 '성희롱' 정직 60일…법원 "부당 징계"
헤어진 직장 동료 집 방문했다가 '성희롱' 정직 60일…법원 "부당 징계"
직장 내 성희롱 명목으로 60일 정직 처분
수사기관 '무혐의' 이어 법원도 "징계 부당" 판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헤어진 연인의 집에 찾아갔다가 ‘직장 내 성희롱’으로 중징계를 받은 남성이 법원 판단을 통해 구제받았다. 법원은 신고 내용과 달리 강제적인 방문이나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신체접촉이 있었더라도 객관적으로 성적 굴욕감을 주는 행위로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헤어진 연인 사이, 한밤중의 방문과 엇갈린 진술
직장 동료였던 A씨와 B씨는 2022년 9월경 짧게 교제한 후 헤어졌다. 이후에도 A씨는 B씨에게 다시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하며 연락을 이어갔다. 사건은 2023년 3월 30일 새벽에 발생했다. A씨가 B씨의 집을 찾아간 것이다.
두 사람의 진술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B씨는 “A씨가 집요하게 찾아와 무서워서 문을 열어줬고, 이후 강제로 눕혀 추행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A씨는 “B씨의 동의를 받고 집에 들어갔으며, 서로 합의 하에 함께 잠을 잤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회사는 ‘성희롱’ 징계, 수사기관은 ‘혐의 없음’…엇갈린 판단
B씨의 신고를 접수한 회사는 A씨의 행위가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회사는 ‘B씨의 퇴거 요청에도 불구하고 집에 들어가 2회에 걸쳐 부적절한 신체접촉(포옹)을 했다’는 이유로 A씨에게 정직 60일의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B씨가 A씨를 주거침입, 강제추행, 스토킹 혐의로 고소한 형사사건의 결과는 달랐다. 수사기관은 오피스텔 CCTV 확인 결과, B씨가 스스로 공동현관문을 열어주는 모습이 확인되자 주거침입 혐의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검찰 역시 B씨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고, 두 사람이 나눈 대화 내용 등을 볼 때 A씨의 스토킹 및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모두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법원 “객관적 성희롱 아니야”…CCTV가 뒤집은 진실
결국 이 사건은 법원으로 넘어왔고,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법원은 성희롱이 성립하려면 행위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가 있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피해자가 성적 굴욕감을 느꼈다는 주관적 사정만으로는 성희롱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법리에 따라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객관적인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B씨가 두려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문을 열어줬다는 주장은 CCTV 영상과 배치되며, 오히려 B씨가 A씨를 위해 다시 문을 열어주는 등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고 보았다.
또한 두 사람의 과거 관계, 방문 경위 등을 고려할 때 포옹 행위가 있었더라도 이를 객관적으로 성적 굴욕감을 주는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징계 사유에 없던 ‘지속적 연락’, 판단 대상 될 수 없어
재판 과정에서 회사는 A씨가 B씨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교제를 요구한 행위 역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징계의 정당성은 징계위원회에서 명시적으로 삼았던 사유에 대해서만 판단해야 한다”고 명확히 했다. 회사가 징계 당시 문제 삼았던 것은 ‘자택 방문’과 ‘신체접촉’이었을 뿐, ‘지속적인 연락’을 징계 사유로 삼았다는 자료가 없으므로 이는 판단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회사가 징계 사유로 든 사실관계를 제대로 증명하지 못했고, 해당 행위가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A씨에 대한 징계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