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달군 '대구 달서구 납치감금' 허위 트윗 작성자, 변호사들과 법적 책임 분석해봤더니
트위터 달군 '대구 달서구 납치감금' 허위 트윗 작성자, 변호사들과 법적 책임 분석해봤더니
지난 새벽 트위터 뒤집어 놓은 대구 달서구 납치감금 트윗
뒤늦게 "납치·감금된 사실 없다" 글 올리고 기존 글 삭제한 작성자⋯경찰도 "안전 확인"
변호사들 "형사 처벌 가능성 낮고, 민사상 위자료 책임 묻기도 어려워"

오늘 새벽 트위터가 발칵 뒤집어졌다. 대구 달서구의 한 공터에서 납치를 당한 뒤 감금 10일째라고 주장한 글이 올라오면서다. 하지만 해당 글은 '허위’로 밝혀졌다. /트위터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배터리가 12% 남았다. 너무 무섭고 들키면 어떻게 될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오늘 새벽, 트위터가 발칵 뒤집혔다. 지난 6일 늦은 밤, 대구 달서구의 한 공터에서 납치를 당한 뒤 감금 10일째라고 주장한 글이 올라오면서다. 작성자 A씨는 "배터리가 3% 남았다", "(납치 일당은) 음란물과 관련된 불법 사이트를 운영하는 조직"이라는 등 상황을 긴박하게 묘사했고, 이 글은 트위터에서 2만번 이상 공유됐다.
수많은 사람들을 걱정하게 만들었지만, 오늘(7일) 해당 글은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글을 쓴 당사자의 안전을 확인했다"고 밝혔고, 작성자 A씨도 약 12시간 만에 "납치, 감금된 사실이 없다"는 한 문장의 짧은 해명을 내놨다. 기존에 썼던 글도 모두 삭제했다.
역풍은 거셌다. 사건이 '해프닝'으로 밝혀지자 A씨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졌다. "다음에 실제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해도 다들 안 믿으면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며 "처벌받길 바란다"는 의견이 공감을 얻고 있다.
경찰도 "처벌 여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상황. 로톡뉴스는 변호사들과 A씨의 처벌 가능성을 검토했다.
A씨가 남긴 글은 읽은 사람들을 걱정시키기에 충분했다. 납치를 당한 대략적인 장소와 일자, 현재 상황 등이 구체적으로 적혀있었다. 급기야 걱정한 사람들이 밤새 A씨가 남긴 단서를 추적했다. 직접 행동에 나선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먼저, A씨에게 위치를 알려주려고 한 사람들이 있었다. A씨가 글에서 "한 프랜차이즈 카페의 와이파이가 뜬다"고 하면, 그 지역(대구 달서구)에 있는 해당 프랜차이즈 카페 지점들의 비밀번호를 모두 알려주는 식이었다.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일치한다면 해당 지점과 근처에 있다는 뜻으로, A씨가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A씨가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고등학교에 "이번 달에 출석하지 않은 학생이 있느냐"고 전화로 물어봤다고 한 사람도 있었다.
경찰도 새벽부터 일대 수색에 나서야 했다. 대구 달서경찰서 관계자는 로톡뉴스와 통화에서 "전국 각지에서 실종 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대구 달서구에서 일대 수색을 벌였고, 또한 A씨를 직접 만나 신변에 이상이 없는지 직접 확인했다. "대면까지 해서 안전한 것을 확인했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쳤지만, 처음부터 허위 였던 것으로 드러난 상황. 다수의 의견대로 A씨가 형사 처벌될 가능성이 있을까. 우선, A씨에게 적용 가능한 혐의는 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죄(형법 제137조)다. 거짓 납치 글로 경찰 등 관공서를 속여 업무를 방해한 책임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이 죄가 성립하기 어렵다"며 "고의가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A씨가 직접 경찰에 허위로 신고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대신 신고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법무법인 문장의 임원택 변호사는 "A씨가 직접 경찰에 신고했다면 이 죄가 성립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이 신고했다면 고의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했고, 법무법인 새서울의 민고은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법률 자문

전파력이 높은 SNS에서 허위의 납치 글을 올렸다는 점에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순 없을까. '미필적 고의'란 어떤 행동의 결과(수사기관 방해)를 예상하면서도 그 행동(허위의 납치 글 게시)을 저지르는 것을 말한다.
임원택 변호사는 "그렇게까지 확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글을 올린 것만으로는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더프렌즈 법률사무소의 이동찬 변호사는 "경찰이 오해해 일대 수색에 착수했으므로 범죄에는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기소유예 처분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기소유예란 '혐의는 인정되지만, 한 번은 봐준다'는 의미다. 검찰 단계의 '집행유예'로 볼 수 있다.
형사처벌은 어렵더라도 A씨가 올린 글에 속은 트위터리안들(트위터를 하는 사람들)이 A씨에게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물어내라"고 할 순 없을까. 변호사들은 '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손해를 입었는지 분명하지 않다'는 이유에서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민고은 변호사는 다소 다른 의견이었다. "A씨가 올린 글을 진실이라고 믿고, 자신의 시간을 쓰고 노력을 기울였으므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