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의 턱수염, 회사가 금지할 수 있나요?
직원의 턱수염, 회사가 금지할 수 있나요?

뉴스 속에 숨은 법까지 알기 쉽게 전달합니다. 로톡뉴스가 취재하고 전하는 실생활의 법, 꼭 필요한 법조 이슈.
개성시대에 수염을 멋지게 기르고 회사에 출근하고 싶은 사람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회사생활하는 사람이 이처럼 튀는 행동을 할 정도의 배짱을 갖기도 쉽지 않은데요. 회사가 취업규정으로 수염 기르는것을 억제하고 있는데, 수염 깍기를 거부하다가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자 법의 심판을 요청한 사람이 있습니다. 법은 누구의 손을 들어주었을까요?
지난 2014년 9월. A 항공사의 비행기 기장으로 근무하는 B씨가 턱수염을 길렀습니다. 이에 회사의 안전운항팀장은 그에게 “’턱수염을 기르는 것은 규정에 위배되므로 면도를 하라”고 지시합니다. 그러나 B씨는 이러한 규정이 소속 외국인 직원과 비교할 때 부당하게 차별하는 것이며, 자유를 침해한다는 등의 이유로 이 지시에 계속 불응했습니다.
이 회사 취업규칙의 「임직원 근무복장 및 용모규정」제5조는 ‘임직원의 용모는 단정하고 청결을 유지하여야 한다.’면서, 제1항 제2호에서 ‘남자 직원의 경우 안면은 항시 면도가 된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며, 수염을 길러서는 아니 된다. 다만 관습상 콧수염이 일반화된 외국인의 경우에는 타인에게 혐오감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를 허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이 규정을 근거로 2014년 9월 12일부터 9월 말까지 B씨의 비행업무를 정지시켰습니다. 다음달에 B씨가 면도를 하고 비행업무에 복귀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하자, 회사는 비행임무 전 지상근무 관찰기간을 거쳐 그를 다시 비행업무에 복귀시켰습니다.
B씨는 이와관련, 자신에 대한 비행정지가 부당한 인사처분에 해당한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자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년 5월, 비행정지가 부당한 처분임을 인정하는 판정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A 항공사는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의 재심판정 취소를 요청하기에 이릅니다.
대법원은 이와 관련, A사가 헌법상 영업의 자유 등에 근거하여 제정한 위 취업규칙 조항은 B씨의 헌법상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므로 근로기준법 제96조 제1항, 민법 제103조 등에 따라서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항공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사기업은 고객의 신뢰와 만족도 향상, 직원들의 책임의식 고취와 근무기강 확립 등 필요에 따라 합리적 범위 내에서 직원들의 용모와 복장 등을 제한할 수도 있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취업규칙이 근로자의 기본권을 침해하거나 헌법을 포함한 상위법령 등에 위반될 수는 없다는 한계를 가진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오늘날 개인 용모의 다양성에 대한 사회 인식의 변화 등을 고려할 때 직원들이 수염을 기른다고 하여 반드시 고객에게 부정적인 인식과 영향을 끼친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오히려 해당 직원이 타인에게 혐오나 불쾌감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신의 외모 및 업무 성격에 맞게 깔끔하고 단정하게 수염을 기른다면 그것이 고객의 신뢰나 만족도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따라서 직원들에게 수염을 일률적·전면적으로 기르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고, 직원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판시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