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재판 방청기] '박사' 조주빈의 핵심 공범인 그는 재판 전 여유롭게 목을 풀었다
[n번방 재판 방청기] '박사' 조주빈의 핵심 공범인 그는 재판 전 여유롭게 목을 풀었다
'박사' 조주빈 지시받아 미성년자 성폭행하려던 그
따로 성착취물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증거 영상 요약본만 1시간 넘어
모든 혐의 인정하면서도⋯긴장한 기색 하나 없이, 방청객보다 더 여유로웠다
![[n번방 재판 방청기] '박사' 조주빈의 핵심 공범인 그는 재판 전 여유롭게 목을 풀었다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2020-04-29T15.12.19.445_357.jpg?q=80&s=832x832)
미성년자 성착취 'n번방' 사건 가담자 가운데 한 명으로 '박사' 조주빈의 지시를 받아 미성년자 강간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모씨. 그는 재판을 기다리며 여유롭게 목 근육을 풀었다. 긴장한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두둑, 두둑."
그는 재판을 기다리며 여유롭게 목 근육을 풀었다. 정면을 또렷이 응시하고 있는 모습까지 영락없이 시합을 앞둔 운동선수 같았다. '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을 상징하는 쑥색 수의가 아니었다면 피고인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의 여유로움이었다.
미성년자 성착취 'n번방' 사건 가담자 가운데 한 명으로 '박사' 조주빈의 지시를 받아 미성년자 강간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모(27)씨의 모습이다.
'텔레그램방 성착취 사건'의 주범들과 그 가담자들에 대한 재판이 29일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박사' 조주빈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핵심 가담자' 한씨의 재판이 먼저 열렸다.
한씨는 '박사' 조주빈의 지시로 미성년자를 성폭행하기 위해 피해자를 직접 찾아간 인물이다. 그곳에서 피해자에게 유사성행위를 하고 그러한 성착취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밖에도 조주빈의 지시와 무관하게 미성년자 2명에게 성착취물을 찍도록 종용하고, 성인 피해자 2명을 대상으로도 성착취 영상을 촬영해 유포한 혐의도 받고 있었다.
재판 시간 5분 전이었던 이날 오전 10시 15분쯤, 재판 시작을 앞두고 한씨가 먼저 법정에 입장했다. 그는 들어올 때부터 당당했다. 180cm가량에 건장한 체격을 가진 그는 법정 안 누구보다 여유로웠다.
'n번방'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만큼 이날 방청석에는 이른 아침부터 대기 줄을 서며 입장한 일반인으로 가득 찼다. 혹시 모를 사태에 법원 관계자까지 법정 내외부를 지키는 등 모두가 긴장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는 그런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씌워진 모든 혐의를 덤덤하게 인정했다. 재판장의 질문에 한치의 떨림 없는 목소리로 "네"라고 답할 뿐이었다. 긴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재판은 한씨가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 9분 만에 끝이 났다.
이날 방청석에는 여성들이 많았다. 이들 중에 '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시위대'라고 밝힌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이날 재판에 들어온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n번방 사건에 끝까지 함께할 것이다.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아울러 다른 여성들과도 연대하고 싶다."

고개 한 번 숙이지 않았던 한씨는 이들의 시선을 느꼈을까. 다음 재판은 다음 달 2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제31형사부(재판장 조성필 부장판사)는 다음 재판에서 증거조사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판례에 따라 피해 영상물은 보면서 조사해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중요한 장면만 간략하게 증거조사를 비공개로 진행할텐데, 간략하게 보면 얼마 정도 예상하느냐"고 검찰 측에 물었다. 검사는 "한 시간쯤 예상한다"고 답했다.
조 부장판사가 "간략히 보더라도 그렇느냐"고 재차 물었다. 검사는 "간략히 보더라도 그렇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