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개서 없는 가맹계약, 800만원 위약금 내라”는 본사…법적 효력은?
“정보공개서 없는 가맹계약, 800만원 위약금 내라”는 본사…법적 효력은?
법조계 “명백한 가맹사업법 위반, 계약 무효 및 전액 환불 가능성 높아"
녹취록이 핵심 증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자동차 튜닝샵 창업의 꿈에 부풀어 가맹계약을 맺은 A씨.
하지만 교육 시작 4일 만에 마음을 바꿔 계약 해지를 문의하자, 본사로부터 “위약금 800만원을 내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A씨는 계약의 기초가 되는 ‘가맹사업 정보공개서’조차 받은 적이 없다고 항변했지만, 본사는 “이미 여러 차례 방문하고 통화했으니 문제없다”는 입장이었다.
이 사건은 예비 창업자들이 쉽게 빠질 수 있는 가맹계약의 함정과 법적 구제 절차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꿈의 창업, 4일 만에 악몽으로…‘정보공개서’는 어디에?
A씨의 악몽은 지난 10월 20일, 자동차 튜닝샵 가맹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장밋빛 미래를 그리며 본사 교육에 참여했지만, 불과 4일 만에 사업에 대한 확신이 흔들렸다.
A씨는 용기를 내 본사 실장에게 계약 해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본사 측은 계약서 조항을 내세우며 “계약 후 14일 이내 해지 시 800만원의 위약금이 발생한다”고 통보했다.
A씨는 “계약 전 필수 서류인 정보공개서를 받은 적이 없으니 계약 자체가 무효 아니냐”고 맞섰다.
돌아온 대답은 황당했다.
“계약 전 몇 차례나 본사에 오고 통화도 하지 않았느냐”며 A씨의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다행히 A씨는 이 대화 내용을 모두 녹음해두었다.
변호사들 “본사의 명백한 위법”…위약금 주장은 ‘법적 근거 없어’
A씨의 사연을 접한 법률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본사의 명백한 가맹사업법 위반”이라고 입을 모았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제7조는 가맹본부가 가맹희망자에게 계약 체결일로부터 최소 14일 전에 정보공개서를 반드시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보공개서에는 본사의 재무 상태, 가맹점 현황, 법적 분쟁 이력 등 예비 창업자가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핵심 정보가 담겨있다.
이는 가맹희망자에게 충분한 ‘숙고 기간’을 보장하기 위한 강행규정이다.
박영재 변호사(법무법인 창세)는 “정보공개서 미교부는 계약의 효력 자체가 부정될 수 있는 중대한 하자”라며 “본사의 위법 행위가 명백하므로 위약금 조항은 효력을 잃는다”고 설명했다.
본사가 주장한 ‘수차례 방문과 통화’ 역시 법에서 정한 서면 교부 의무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관된 의견이다.
800만원 위약금? 오히려 전액 환불 대상…‘내용증명’이 첫걸음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위약금을 낼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지급한 교육비 등 가맹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가맹사업법 제10조는 본사가 정보공개서 제공 의무를 위반했을 경우, 가맹점주가 계약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서면으로 요구하면 가맹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선우 변호사(법률사무소 예준)는 “법원은 본사의 법 위반을 이유로 한 가맹금 반환 요구는 ‘일방적 변심’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위약금 조항이 적용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며 관련 판례(인천지방법원 2021나65517 판결)를 근거로 들었다. 전문가들이 A씨에게 제안한 첫 번째 대응책은 ‘내용증명’ 발송이다.
정보공개서 미교부라는 법 위반 사실을 명시하고, 이를 근거로 계약을 취소하며 지급한 금액 전액의 반환을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것이다.
만약 본사가 이에 불응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분쟁조정 신청이나 민사소송을 통해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정보공개서’가 단순한 서류가 아닌 예비 창업자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법적 안전장치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