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 시장의 자녀는 '상속포기' 했는데, 아내는 왜 포기가 아닌 '한정승인'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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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전 시장의 자녀는 '상속포기' 했는데, 아내는 왜 포기가 아닌 '한정승인'을 했을까

2020. 10. 14 18:15 작성2020. 10. 14 20: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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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y@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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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인 박주신 씨(오른쪽)와 가족이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박 전 시장의 49재를 마친 뒤 추모객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두 자녀가 '상속포기'를 신청했다. 이로써 아버지가 남긴 7억원에 이르는 빚을 물려받지 않게 됐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빚은 아내 강난희씨가 모두 떠안는다. 물론 강씨 역시 상속을 포기하면 빚을 갚지 않아도 되지만, 강씨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한정승인'을 택했다.


상속포기가 아닌 한정승인을 택한 이유

이는 빚이 다음 상속권자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상속 포기'는 고인의 혈연관계에 따라 상속인의 지위를 포기하는 것이다. 법무법인 오킴스의 송인혁 변호사는 "상속포기는 상속인으로서의 모든 지위와 권리, 의무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자녀들은 상속포기, 아내는 한정승인을 신청한 이유를 정리해봤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자녀들은 상속포기, 아내는 한정승인을 신청한 이유를 정리해봤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상속 포기를 한 당사자는 모든 빚에서 벗어나지만, 빚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다음 순위의 상속인에게 고인의 재산과 빚이 넘어가게 된다.


박 전 시장의 경우, 공동 1순위 상속인인 자녀와 부인이 모두 상속포기를 했다면 다음 순위의 상속인인 고인의 부모에게 빚이 건너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의 부인이 '한정승인'을 함으로써 이 고리를 끊을 수 있다. 한정승인이란 한마디로 물려받은 재산으로 고인의 빚을 탕감할 책임을 지는 것을 말한다. 내 자산 범위 안에서 상속받은 채무를 변제하는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정승인을 하면 법적으론 상속받은 것으로 취급된다. 재산보다 남겨진 빚이 더 많은 박 전 시장의 경우, 부인이 한정승인을 함으로써 빚이 다음 순위의 상속인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았다.


정리해보면 이렇다.

① 고 박원순 전 시장의 빚 7억여원은 상속 1순위인 부인과 두 자녀에게 상속 될 예정이었다.

② 두 자녀가 상속을 포기하면서, 7억여원의 빚은 모두 부인이 홀로 떠안는다.

③ 부인이 한정승인을 신청해서 빚을 탕감받는다.


유족이 '상속 포기'하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사라져

상속포기의 효과는 '빚'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상속'한다고 하면, 부동산과 주식 등 재산만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남은 가족에게 상속되는 재산에는 채무, 그리고 고인이 생전에 가졌던 '권리'도 포함된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오킴스의 송인혁 변호사, 법무법인 가족의 엄경천 변호사. /로톡 DB


우리 민법(제1005조)은 "상속인은 포괄적인 권리 의무를 승계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국가족법학회 감사인 엄경천 변호사(법무법인 가족)는 "민법 제1005조가 명시하고 한 '포괄적 권리 의무'에 민사재판 결과에 따른 손해배상 의무 혹은 손해배상 받을 권리 등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민사재판의 결과는 법적으로 개인의 권리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누군가가 사망하면 그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도 유족 측이 떠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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