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자리 문제'로 싸운 학생…실제로는 피해자인데, 학폭위는 가해자로 몰아갔다?
'교실 자리 문제'로 싸운 학생…실제로는 피해자인데, 학폭위는 가해자로 몰아갔다?
학폭위 “왜 이런 걸로 신고했냐”는 반응
억울한 학폭위 처분, 뒤집을 수 있을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친구와 자리 문제로 다투다 학교폭력 가해자로 신고당한 A군. 하지만 A군과 친구들은 억울함을 호소한다.
오히려 A군이 이전부터 피해를 입어왔고, 사건 당일의 행동도 A군이 한 것이 아니라는 목격자 진술까지 있다. 그러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는 A군의 책임을 전제한 듯한 질문만 던졌다.
과거 학폭 피해로 정신과 상담까지 받았던 A군은 이 과정에서 큰 상처를 입었다.
편파적으로 진행된 듯한 학폭위, 이 결정을 되돌릴 방법은 없을까?
친구들 “A는 피해자”라는데…가해자로 몰린 사정
A군은 친구 B군과 자리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다 B군의 무릎에 앉았다는 이유로 학교폭력 신고를 당했다. 그러나 사건 전날에는 B군이 먼저 A군의 무릎에 앉았고, 다른 친구들까지 불러 세 명이 한참 동안 A군의 무릎 위에 앉아 있었다.
사건 당일 B군의 팔을 잡아당긴 학생은 A군이 아니라는 친구들의 진술도 확보됐다.
B군이 주장한 ‘머리를 부딪쳤다’거나 ‘울면서 내려오라고 했다’는 피해 내용은 최초 신고에는 없다가 나중에 추가된 내용이었다. 목격한 학생도 없었다.
A군 역시 B군으로부터 입은 7가지 피해 사실을 신고했지만, 학폭위는 “왜 이런 걸로 신고했냐”는 반응을 보였다. 친구들은 모두 A군이 피해자라고 이야기하는 상황이다.
사실보다 태도 문제 삼은 학폭위
학폭위 심의 과정은 A군에게 더 큰 상처가 됐다. 위원회는 사실관계를 따지기보다 “왜 화해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느냐”, “사과할 마음이 없느냐”고 물으며 A군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A군이 반장이라고 하자 “반장이라면서 학교생활은 문제없는 거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A군 측이 제출한 친구들의 목격자 진술 녹취록(공증 완료)도 “진술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제대로 참고하지 않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러한 학폭위의 결정은 불복 절차를 통해 다툴 여지가 있다. 변호사들은 사실관계 오인과 절차적 문제를 핵심으로 짚었다.
법무법인 유수 유수빈 변호사는 “화해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거나 사과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학교폭력 자체를 입증하는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실인정과 반성 여부를 뒤섞어 판단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대방 진술 오락가락, 우리 측 증거는 배척…어떻게 싸워야 하나
변호사들은 감정적 호소보다 객관적 증거로 학폭위 결정의 문제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도모 김강희 변호사는 “상대 진술이 언제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표로 정리해야 한다”며 “최초 신고, 학교 조사, 심의요구서, 위원회 발언 등을 시간순으로 놓고 어느 단계에서 새로운 피해 주장이 추가됐는지 표시하는 방식이 좋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도결 이환진 변호사 역시 “상대 진술이 계속 달라지고 제출한 목격자 진술서와 녹취록이 반영되지 않았다면 신빙성 다툼이 가능하다”며 “당시 상황을 시간순으로 정리한 자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적으로 학교폭력 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처분을 내린 교육 당국에 있다. 피해 주장 진술이 계속 바뀌거나,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에게 유리한 목격자 진술을 합리적 이유 없이 배척했다면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될 수 있다.
법률사무소 성문 류한동 변호사는 “처분 통지서를 받는 즉시 교육지원청에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회의록’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해야 한다”며 “위원들의 편향적 질의와 증거 배척 과정을 입증할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 감사관 출신인 법률사무소 오율 전경석 변호사는 “학교폭력 조치 결정이 나왔다면 행정심판 등으로 불복 절차를 밟아볼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위원회 구성의 문제나 증거를 제대로 채택하지 않은 점 등을 위법 사실로 주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