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주차 신고했더니 직장까지 찾아와 항의… 선 넘은 보복, 대응법은?
불법주차 신고했더니 직장까지 찾아와 항의… 선 넘은 보복, 대응법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명백'

불법주차 차량을 안전신문고에 신고했다가 옆 회사 이사가 회사까지 찾아와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미지는 안전신문고에 제보한 사진. /보배드림 커뮤니티
최근 한 커뮤니티에는 출퇴근길에 상습적으로 불법 주차된 차량을 보고 안전신문고에 신고했다가 곤욕을 치른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신고 며칠 뒤, 옆 회사 이사가 A씨의 회사로 직접 찾아와 거세게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단속 시간이 찍힌 것을 토대로 주변 CCTV를 확인한 뒤 A씨의 차량 번호를 알아내 신원을 특정한 것이다. A씨는 "양심대로 한 것뿐인데 회사 내부에서 욕도 먹고 기분이 몹시 나쁘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CCTV 무단 열람해 신원 추적…명백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이 사건의 핵심은 옆 회사 이사가 CCTV 영상을 통해 신고자의 차량 번호를 확인하고, 이를 이용해 회사를 찾아낸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차량 번호 자체만으로는 단독으로 개인을 특정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이를 통해 차량 소유자를 특정하고 소속 회사까지 파악했다면, 이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로서 명백히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우리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는 정당한 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권한을 초과하여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이용·훼손·유출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만약 해당 이사가 CCTV를 직접 관리하는 개인정보처리자의 지위에 있으면서 신고자를 특정할 목적으로 영상을 열람 및 이용했다면 위법 행위다.
반대로 본인이 관리자가 아님에도 제3자(건물 관리인 등)로부터 영상을 제공받아 목적 외로 이용했다면, 정보를 제공한 자와 제공받은 자 모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문제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이사의 행위는 공익신고자 보호법 위반으로 무겁게 처벌될 수 있다. 이 법이 보호하는 공익침해행위 대상 법률에는 불법주차를 규율하는 도로교통법이 명확히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신고를 이유로 직장까지 찾아와 항의하며 정신적·물리적 압박을 가한 것은 공익신고자에 대한 불이익조치 등에 해당해 강력한 형사 제재 대상이 된다.

명예훼손죄 적용은 '미지수'
그렇다면 직장까지 찾아와 소란을 피운 행위에 대해 다른 법률을 적용할 수는 없을까.
우선 형법상 명예훼손죄 성립을 검토해 볼 수 있다. 다른 직원들이 있는 회사로 찾아와 항의했다면,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수 있는 공연성 요건은 충족될 수 있다.
다만 단순히 "이 사람이 나를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린 것만으로는 신고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로 보기 어려워, 실제 구체적인 발언 내용에 따라 명예훼손 성립 여부가 갈리게 된다.
최대 징역 5년…신고자의 법적 대응 3원칙
억울한 상황에 처한 신고자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법적 대응 수단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근거로 한 대처다.
첫째, 수사기관에 형사 고소를 진행할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 제3호를 위반한 사실이 인정되면, 동법 제71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무거운 형사 처벌을 받게 된다.
둘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침해 사실을 신고하여 이사 측에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부과 등의 조치를 내리도록 할 수 있다.
셋째, 개인정보 무단 유출과 직장 방문으로 인해 입은 정신적 고통(위자료)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러한 법적 조치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증거 확보가 최우선이다.
상대방 이사가 회사를 방문해 항의한 사실을 입증할 사내 CCTV 영상과 동료들의 목격자 진술, 당시 오간 발언 기록, 그리고 상대방이 신고자 차량 번호로 개인정보를 무단 취득했음을 보여주는 정황 자료 등을 꼼꼼히 수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