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곽혈수, 성폭행 피해 고백…2차 가해 수사관에 국가배상책임 물을 수 있다
유튜버 곽혈수, 성폭행 피해 고백…2차 가해 수사관에 국가배상책임 물을 수 있다
술 취해 의식 잃은 사이 택시기사가 성폭행
"왜 바로 신고 안 했냐" 수사관 발언에 2차 가해

구독자 21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곽혈수가 약 1년 반 전 택시기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곽혈수 유튜브 채널 캡처
구독자 21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곽혈수(본명 정현수·22)가 약 1년 반 전 택시기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24년 5월 술에 취해 택시 뒷좌석에서 정신을 잃은 사이, 기사가 주차장에서 성폭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곽씨는 영상에서 범행으로 인해 극심한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겪었으며, 수사 과정에서 "왜 바로 신고하지 않았냐"는 식의 2차 가해까지 당했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범행 1년 반 지나도⋯공소시효 7년, 처벌 문제없다
곽씨는 사건 직후 성폭력 피해 지원기관인 해바라기센터를 찾아 증거를 확보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했다. 그럼에도 수사와 재판이 1년 반 넘게 이어지고 있다.
가해자 처벌까지 시간은 충분하다. 범죄가 발생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국가가 처벌할 수 없는 공소시효 제도가 있지만, 이 사건은 아직 시효가 많이 남아있다.
곽씨는 당시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즉 심신상실 상태였다. 이렇게 의식이 없거나 저항할 수 없는 상태를 이용해 성관계를 하면 형법상 '준강간죄'(형법 제299조)가 적용된다. 법정형은 강간죄와 같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현행법상 준강간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이다. 범죄가 발생한 2024년 5월부터 계산하면 2034년 5월까지 가해자를 재판에 넘길 수 있다. 곽씨가 해바라기센터에서 DNA 등 과학적 증거를 확보했다면 공소시효는 10년 더 연장돼 총 20년에 달한다.
"왜 바로 신고 안 했냐" 수사관의 발언⋯국가배상 책임 물을 수 있다
곽씨를 더 힘들게 한 것은 수사 과정에서 겪은 2차 가해였다. 그는 한 수사관으로부터 "성폭행당했을 때 왜 신고 안 하셨나"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피해자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이 발언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수사관 개인을 형사 처벌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직권을 남용했다고 보거나 모욕죄를 적용하기엔 법리적으로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하다. 경찰 등 공무원은 직무를 수행하며 일부러 또는 실수로 법령을 위반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혔을 때 국가가 이를 배상해야 한다(국가배상법 제2조). 인권보호수사규칙 등은 수사기관이 피해자의 심리 상태를 고려하고 2차 피해를 방지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과거 법원은 경찰이 성폭행 피해자를 범인과 분리하지 않은 채 조사해 정신적 고통을 줬다며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서울고등법원 2006나108918 판결).
수사관의 발언이 관련 규정을 위반했으며, 이로 인해 곽씨가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는 점이 인정된다면 국가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해당 수사관에 대한 내부 징계 절차도 진행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