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의제나이 착오해도 실형? "몰랐다" 주장 안 통하는 결정적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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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의제나이 착오해도 실형? "몰랐다" 주장 안 통하는 결정적 이유

2026. 01. 29 10:2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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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인 줄 알았는데요?

상대방이 나이를 속였어도 '미성년자일 가능성'을 알았다면 처벌을 피할 수 없으며, 최근 법원은 나이 착오 주장에도 엄격한 실형 위주의 판결을 내리고 있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미성년자의제강간죄는 형법 제305조에 따라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더라도, 즉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더라도 처벌하는 범죄다. 현재 우리 법은 피해자의 나이에 따라 두 가지 유형으로 처벌 기준을 나눈다.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제1항과, 2020년 신설된 13세 이상 16세 미만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제2항이 그것이다.


특히 13세 이상 16세 미만 피해자의 경우, 가해자가 19세 이상의 성인일 때만 범죄가 성립한다. 이는 청소년 사이의 자연스러운 교제는 보호하되, 성인이 어린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착취하는 행위는 엄단하겠다는 입법적 결단이다. 여기서 핵심은 '미성년자의제나이'에 대한 가해자의 인식이다. 가해자가 피해자를 14세로 알고 관계를 맺었으나 실제 나이가 12세였을 경우, 혹은 그 반대의 경우에도 법망을 피하기는 매우 어렵다.


과거 대법원 판례(2012도7377)에 따르면 검사는 가해자가 피해자의 나이를 알고 있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의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채팅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상대방이 나이를 속였더라도 가해자가 말투나 외모, 상황 등을 통해 '미성년자일 가능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면 처벌을 면치 못하는 추세다.


합의조차 무효로 만드는 '미필적 고의'의 무서운 칼날

법률 전문가들이 경고하는 가장 무서운 지점은 '미필적 인식'만으로도 유죄가 확정된다는 사실이다. 법원은 가해자가 피해자의 정확한 나이를 확정적으로 알지 못했더라도, "그 연령대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서도 행위를 용인했다면 고의가 있다고 판단한다.


실제로 2023년 광주고등법원(2022노429)에서 다뤄진 사건이 대표적이다. 성인 남성 A씨는 채팅 앱으로 만난 B양을 14세로 알고 성관계를 가졌으나, 실제 B양은 13세 미만이었다. A씨는 "13세 미만인 줄은 정말 몰랐다"며 제1항의 무거운 처벌을 피하려 했지만, 법원은 "피해자를 13세 이상 16세 미만으로 인식했더라도 결과적으로 미성년자를 간음한 것은 변함없다"며 제2항의 미성년자의제강간죄 기수를 인정했다.


이러한 법리는 서울중앙지방법원(2022고합1083) 등 최근 판결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난다. 가해자가 더 어린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고도 "나이를 더 높게 알았다"는 이유로 가볍게 처벌받는 것은 형법의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논리다. 즉, 상대방이 미성년자라는 인식만 있었다면 그 안에서 세부적인 나이 차이는 방어막이 되지 못한다.


13세와 16세 사이, 최근 판례가 보여주는 무관용 원칙

최근 법원은 미성년자의제강간죄에 대해 양형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대전지방법원이 2025년 1월 선고한 판결(2024고합487)을 보면,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사건에서 법원은 가해자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비록 유리한 정상을 참작하더라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불법성이 크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또한, 헌법재판소 역시 2024년 6월(2022헌바106 등) 형법 제305조 제2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성인이 미성년자와 성행위를 하는 것은 신체적·정신적 불균형을 이용한 착취일 수 있다는 점을 공식화한 셈이다. 이로 인해 가해자가 수사 단계에서 "나이를 착각했다"거나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비쳐 가중 처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결국 미성년자의제나이와 관련된 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성년자일 가능성'에 대한 경각심이다. 법원은 피해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학교 관련 게시물이나(2022고합233), 수사 초기 가해자가 피해자를 '중학생'으로 칭했던 진술(2023노427) 등을 근거로 나이 인식을 인정하고 있다. 상대방의 말만 믿었다는 변명이 현대 법정에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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