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동승자 처벌 기준...단순 동승 넘어 '이것' 하면 유죄
음주운전 동승자 처벌 기준...단순 동승 넘어 '이것' 하면 유죄
벌금 500만원~2천만원
운전자보다는 적지만 결코 가볍지 않아

단순 동승은 처벌되지 않지만 적극적 방조는 형사처벌 대상이다. /셔터스톡
"나는 운전 안 했으니까"라는 생각으로 음주운전 차량에 동승했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옆에 탔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지만, 운전자가 술 마신 사실을 알면서도 운전을 부추기거나 자신의 차 키를 건넸다면 '음주운전 방조죄'로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
어떤 경우에 유죄가 선고되는지 명확한 기준을 알아봤다.
단순 동승과 음주운전 방조죄, 처벌 가르는 결정적 차이
음주운전 차량에 함께 탔다고 해서 무조건 처벌받는 것은 아니다. 우리 법은 적극적으로 음주운전을 돕거나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든 행위를 처벌하며, 이를 '음주운전 방조죄'라 부른다.
음주운전 방조죄는 형법 제32조 제1항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자는 종범으로 처벌한다"는 규정에 근거한다. 즉, 음주운전이라는 친구의 범죄를 도운 공범으로 처벌받는 것이다.
방조죄 성립의 3가지 핵심 요건
법원에서 음주운전 방조죄를 유죄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다음 3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
- 정범의 범죄: 운전자의 음주운전 행위가 실제로 있어야 한다.
- 방조 행위: 음주운전을 용이하게 만드는 구체적인 행동(차 키 제공, 운전 독려 등)이 있어야 한다.
- 방조의 고의: 운전자가 술에 취한 상태임을 알면서도, 그의 범죄(음주운전)를 돕는다는 명확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
음주운전 동승자 처벌, 유죄로 이어지는 4가지 유형
판례를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은 4가지 유형의 행동은 음주운전 방조죄로 처벌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유형 1: 음주 사실 알면서 차 키(스마트키)를 제공한 경우
가장 명백한 방조 행위다. 운전자가 술에 취한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차량이나 차 키를 건네는 것은 음주운전이라는 범죄의 핵심 도구를 제공하는 것과 같다.
법원은 피고인이 음주 상태인 A씨에게 자신 소유 차량의 스마트키를 소지한 채 조수석에 탑승하여 운전을 용이하게 했다며 음주운전 방조죄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대전지방법원 2020고단1700 판결).
유형 2: 음주운전을 적극적으로 권유·독려한 경우
"대리비 아깝다", "이 정도는 괜찮다" 와 같이 음주운전을 망설이는 운전자를 부추기거나 독려하는 행위 역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유형 3: 차량 소유주가 운전을 맡기고 동승한 경우
자신이 차주이면서 술에 취한 타인에게 운전을 맡기고 옆자리에 동승하는 행위는 사실상 음주운전을 지시하거나 묵인한 것으로 보아 방조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크다.
유형 4: 부하직원 등 지휘감독 관계에서 방임한 경우
회식 후 상사가 부하직원의 음주운전을 알면서도 말리지 않고 방치했다면 방조죄가 성립할 수 있다. 특히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상사가 이를 방조했다면 더욱 무겁게 처벌된다(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18고단497 판결).
이외에도 함께 술을 마신 친구에게 자리를 바꿔주어 운전하게 한 행위(광주지방법원 2018고단1777), 사고 후 운전자라고 허위 진술하여 범인을 도피시킨 행위(수원지방법원 2018고단2417) 등은 명백한 유죄로 판단됐다.
특히 운전자 대신 운전했다고 거짓말하는 경우에는 음주운전 방조죄에 더해 '범인도피죄'라는 더 무거운 범죄가 추가된다. 이는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을 매우 높이는 위험한 행동이므로 절대 해서는 안 된다.
음주운전 방조죄, 처벌 수위는?
음주운전 방조범(종범)은 운전자(정범)에게 적용되는 형량보다 감경된 처벌을 받는다.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진다.
-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 2년~5년 징역 또는 1천만~2천만원 벌금에서 감경
- 혈중알코올농도 0.08%~0.2% 미만: 1년~2년 징역 또는 500만~1천만원 벌금에서 감경
- 혈중알코올농도 0.03%~0.08% 미만: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서 감경
실제 판례를 보면 대부분 벌금형이 선고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결코 가벼운 처벌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음주운전 동승자 처벌의 핵심은 단순 동승을 넘어 적극적 방조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다. "설마 처벌받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건넨 차 키 한 개, 무심코 던진 "괜찮아"라는 말 한마디가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
음주운전은 운전자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다. 이를 말리지 않고 방관하거나 조장한 동승자 역시 무거운 법적,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술을 한 잔이라도 마셨다면 절대 운전대를 잡지 못하게 하고, 그 차에 타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