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례 마친 예비신랑 휴대폰에서 유흥업소 출입 흔적을 봤다⋯예비신랑 “난 모른다”
상견례 마친 예비신랑 휴대폰에서 유흥업소 출입 흔적을 봤다⋯예비신랑 “난 모른다”
변호사들 “명백한 파혼 사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행복한 미래를 그리며 결혼 준비에 한창이던 어느 날, A씨는 우연히 예비신랑의 휴대폰에서 그의 이중생활을 목격했다. 유흥업소 관계자와 나눈 것으로 보이는 저속한 대화는 한두 번이 아니었다.
심지어 출입 시간은 A씨에게 “일 때문에 바쁘다”고 말했던 바로 그 시간이었다. A씨가 증거를 내밀자 예비신랑은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발뺌으로 일관했고, 이는 A씨의 마음에 더 큰 상처를 남겼다.
상견례까지 했는데…‘약혼’의 법적 효력은?
결혼식만 올리지 않았을 뿐, 사실상 부부나 다름없다고 믿었던 관계는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창윤 변호사(덕명 법률사무소)는 “결혼식 날짜를 잡고 상견례를 하였다면 충분히 법적 ‘약혼’ 관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약혼은 단순한 구두 약속을 넘어 법적 효력을 갖는 ‘혼인 계약의 예약’에 해당한다.
서울가정법원 역시 과거 판례에서 “양가 부모와 상견례를 하고 예식장을 예약한 상태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혼인을 거부하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2004드합7422 판결).
“모른다” 발뺌하는 예비신랑, 문자 증거만으로 이길 수 있나
상대방이 부인하는 상황에서 A씨가 가진 문자 증거는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박형준 변호사(변호사박형준법률사무소)는 “문자 증거는 상대방이 부인하더라도 효력이 있는 매우 결정적인 증거”라며 “예비신랑의 업소 출입은 약혼을 해제할 수 있는 명백한 ‘부정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민법 제804조는 ‘약혼 후 다른 사람과 간음한 경우’ 또는 ‘그 밖에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정당한 약혼 해제 사유로 규정한다. 결혼을 앞둔 시점에서의 지속적인 유흥업소 출입은 신뢰를 근본적으로 깨뜨리는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
조가연 변호사(법률사무소 조율)는 “반복적 이용, 문자의 구체적인 표현, 결혼 준비 중이라는 민감한 시기, 상대방의 거짓 해명 등이 결합되면 약혼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사유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신적 고통과 날아간 결혼 비용, 어디까지 보상받나
파혼의 책임이 상대방에게 명백하다면, A씨는 정신적 피해와 재산상 손해를 모두 배상받을 수 있다. 민법 제806조는 과실 있는 상대방에게 약혼 해제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손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결혼 준비에 실제 들어간 ‘재산상 손해’다.
추민경 변호사(법률사무소 온경)는 “예식장 계약금, 신혼여행 예약금, 혼수·예단 비용 등 파혼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된 실질적 지출 내역을 손해로 평가해 청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관련 계약서나 영수증을 꼼꼼히 챙겨야 하는 이유다.
둘째는 배신감과 충격에 대한 ‘정신적 손해배상’이다.
이진훈 변호사(법무법인 쉴드)는 “상견례까지 마친 상황에서 상대방의 배신행위로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른 만큼,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상대방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부인하는 태도는 위자료 액수를 산정할 때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결혼이라는 약속의 무게를 저버린 대가는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A씨의 깨진 신뢰는 법정에서 금전으로나마 보상받을 길을 찾게 됐지만, 인생의 중대사를 앞두고 입은 마음의 상처가 아물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