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귄 지 19일 만에 여자친구 살해한 20대 남성… 항소심서 형량 대폭 깎였다
사귄 지 19일 만에 여자친구 살해한 20대 남성… 항소심서 형량 대폭 깎였다
다른 남자와 통화했다는 이유로 살해
무기징역 피했다

교제 19일 만에 여자친구를 살해한 20대 남성이 1심 무기징역에서 2심 징역 28년으로 감형됐다. /셔터스톡
교제 19일 만에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대폭 감형받았다. 1심의 무기징역 판결을 뒤집고 징역 28년을 선고한 법원은 범행의 잔혹함은 인정하면서도, 술에 취해 순간적으로 격분한 '우발적 범행'이라는 점을 핵심 감형 사유로 꼽았다.
"다른 남자와 통화해서" 교제 19일 만에 찾아온 비극
사건은 2024년 8월, 피고인 A씨(26)의 집에서 벌어졌다. 짧은 연애의 비극은 사소한 다툼에서 시작됐다. A씨는 사귄 지 19일 된 동갑내기 여자친구와 술을 마시던 중, 여자친구가 다른 남성과 30분 넘게 통화하자 이에 격분했다.
말다툼은 순식간에 끔찍한 범죄로 번졌다. A씨는 부엌에 있던 흉기로 여자친구의 왼쪽 가슴을 한 차례 찔렀다. 심장을 관통하는 치명상을 입은 피해자는 현장에서 그대로 숨을 거뒀다.
"자해거나 사고였다" 법정서 끝까지 혐의 부인
A씨는 수사기관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했다. A씨는 "피해자가 스스로 흉기를 들었고,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고이거나 피해자가 자해한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2심 재판부인 수원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종기)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스스로 목숨을 끊을 동기가 없었고, 상처의 깊이와 형태로 볼 때 사고로 생겼다고 보기 어렵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범행 직후 상황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거나 혈흔 분석 결과와 모순되는 진술을 하는 등 A씨 주장의 신빙성도 낮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가 '무기징역' 뒤집은 결정적 이유
유죄는 인정됐지만, 형량은 1심의 무기징역에서 징역 28년으로 크게 줄었다. 재판부가 A씨를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본 이유는 무엇일까.
핵심은 '우발성'과 '교화 가능성'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미리 계획했다기보다는, 술에 취해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격분해 벌인 우발적·충동적 범행"이라고 평가했다. 계획적 살인에 비해 비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의미다.
또한 범행 직후 A씨가 119에 직접 신고하고 심폐소생술을 시도한 점, 폭력 범죄 전과가 없는 26세 청년이라는 점도 유리한 양형 사유로 작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을 반드시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해야 할 정도로 교화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장기간의 유기징역형으로도 재범 방지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1심 판결을 파기하고 A씨에게 징역 28년을 선고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20년 부착 명령은 그대로 유지됐다.
[참고] 수원고등법원 2025노235,2025전노8(병합) 판결문 (2025. 7. 17.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