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보여주세요" 공인중개사 유인해 강도행각… 법조계 "계획범죄, 심신미약 인정 안 돼"
"빈집 보여주세요" 공인중개사 유인해 강도행각… 법조계 "계획범죄, 심신미약 인정 안 돼"
흉기 위협 후 금품 강취, 도주 중 금팔찌 현금화까지
특수강도 혐의 적용 시 징역 7년 이상 전망

손님 가장해 공인중개사 노린 계획적 특수강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경기 평택에서 손님을 가장해 공인중개사를 빈 아파트로 유인한 뒤 흉기로 위협하고 금품을 빼앗은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의자는 검거 직후 '공황장애'를 주장하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으나, 법조계는 범행의 치밀함과 도주 과정을 볼 때 중형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했다.
빈집서 흉기 돌변, 도주 1시간 만에 검거
경기 평택경찰서는 9일,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50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8일 오후 3시 11분경 평택시 소재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공인중개사 B씨를 흉기로 위협하고 결박한 뒤 금품을 강탈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일 A씨는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즉시 입주 가능한 아파트를 보고 싶다"며 접근했다. 그는 B씨와 함께 여러 공실을 둘러보다가, 인적이 없는 빈집 내부에 들어서자 돌변했다. A씨는 미리 준비한 흉기로 B씨를 위협하고 끈으로 손을 묶어 제압한 뒤,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를 빼앗아 달아났다.
범행 직후의 행적은 더욱 대담했다. A씨는 강탈한 신용카드로 인근 금은방에서 300만 원 상당의 금팔찌(3돈)를 구매한 뒤 즉시 되팔아 현금화했다. 이후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서울 방면으로 도주했으나, 사건 발생 약 2시간 만인 오후 5시 31분경 전국 수배가 내려졌고, 1시간 뒤 서울 금천구에서 검거됐다. A씨는 체포 과정에서 중앙선을 침범하며 난폭 운전을 하는 등 경찰의 정차 지시에 불응하기도 했다.
'흉기·결박·계획성'… 특수강도죄 성립 명백
법조계는 이번 사건이 단순 강도가 아닌 '특수강도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한다. 형법 제334조 제2항에 따르면 흉기를 휴대하거나 2인 이상이 합동하여 강도죄를 범할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범행 도구인 흉기와 결박용 끈을 사전에 준비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우발적 범행이 아닌 계획된 범죄임을 입증하는 핵심 증거다. 또한 밀폐된 공간인 아파트 공실로 피해자를 유인해 반항을 억압할 정도의 폭행과 협박을 가했으므로 특수강도죄의 구성요건을 완벽히 충족한다는 분석이다.
유사 판례로 인천지방법원은 손님을 가장해 흉기로 피해자를 결박하고 금품을 뺏으려 한 사건에서 죄질이 무겁다며 징역 9년을 선고한 바 있다(인천지방법원 2022고합714). 이번 사건 역시 범행 수법과 위험성 면에서 이와 유사한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공황장애' 주장, 감경 사유 되나? "가능성 희박"
현재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공황장애가 있다"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법조계는 이러한 주장이 재판부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심신미약 감경이 인정되려면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했음이 입증되어야 하는데, A씨의 행동은 매우 이성적이고 계획적이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정신질환 병력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범행 당시 심신장애 상태에 있었다고 쉽게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18도7658). A씨는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하고 ▲정상적인 거래를 가장해 피해자를 유인했으며 ▲범행 직후 신용카드를 '깡' 방식으로 현금화하고 ▲경찰 추적을 따돌리려 한 점 등에서 상황 판단 능력이 명확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공황장애 주장은 형량을 줄이기 위한 방어 논리로 치부될 공산이 크다.
종합적인 양형을 고려할 때, 특수강도죄의 기본 형량에 계획성, 피해자 결박, 도주,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신용카드 부정사용) 등의 가중 요소가 더해져 징역 7년 이상의 중형이 선고될 것으로 전망된다(수원고등법원 2022노893 참조).
한편, 피해자 B씨는 형사 재판 과정에서 '배상명령신청' 제도를 통해 별도의 민사 소송 없이 피해 금액과 치료비 등을 배상받을 수 있으며, 범죄피해자 구조금을 통해 국가로부터 심리 치료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