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바가지 요금', 처벌할 수 있을까…유튜버 폭로는 어디까지 허용되나
울릉도 '바가지 요금', 처벌할 수 있을까…유튜버 폭로는 어디까지 허용되나
"2만원 따개비죽, 절반이 비계 삼겹살" 유튜버 폭로에 뒤집힌 울릉도
단순 비판일까 명예훼손일까

최근 울릉도를 여행한 한 유튜버가 식당과 호텔에서 바가지 요금을 내고 불친절한 응대를 경험한 영상을 업로드했다. /'꾸준' 유튜브 캡처
"2만 원짜리 따개비 죽, 삼겹살은 절반 이상이 비계…"
구독자 53만 명을 보유한 한 유튜버가 울릉도 여행 후 남긴 영상 하나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일부 식당과 숙소의 '배짱 장사'를 지적한 영상에 소비자들은 공감했지만, "모든 상인을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처럼 소비자의 솔직한 후기가 가게의 명운을 좌우하는 시대, 과연 '바가지 요금'의 법적 기준은 무엇이며 유튜버의 '폭로'는 어디까지 허용될까.
'바가지 요금', 법으로 처벌하긴 어렵다
많은 이들이 '바가지 요금'에 분노하지만, 법적으로 '바가지'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유시장경제 원칙상 상품의 가격은 기본적으로 판매자가 자유롭게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울릉도와 같은 섬 지역은 운송비, 인건비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해 내륙보다 가격이 높게 책정될 수 있다.
따라서 소비자가 메뉴판에 명시된 '2만 원 따개비 죽'을 보고 주문했다면, 비싸다고 느낄 수는 있어도 이를 법으로 문제 삼기는 어렵다. 이미 가격에 동의하고 거래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문제는 '절반 이상이 비계인 삼겹살'처럼 상품의 가치가 소비자의 기대에 현저히 미치지 못할 때다. 이는`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다. 만약 메뉴 사진과 실제 나온 고기의 상태가 일반 소비자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면, 이는 '거짓·과장 광고'나 '기만적인 표시'에 해당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 소비자"를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단순히 비계가 많다는 주관적 불만만으로는 법적 책임을 묻기 쉽지 않다.
다만, 관광객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해 현저히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고 볼 수 있는 극단적인 경우에는 형법상 부당이득죄 적용을 검토할 수는 있다.
유튜버 영상, '공익을 위한 폭로'인가 '명예훼손'인가
그렇다면 식당 주인은 유튜버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을까.
유튜브처럼 불특정 다수가 보는 플랫폼에 특정 가게를 비판하는 영상을 올리는 것은 명예훼손의 '공연성' 요건을 충족한다. 하지만 우리 법은`형법 제310조`를 통해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튜버의 영상은 다른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피해를 예방하려는 '공익적 목적'이 크다고 본다. 과거 법원은 영광굴비의 비싼 가격 실태를 고발한 방송에 대해 일부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공익성이 인정된다고 판결한 바 있다(광주고등법원 2015. 11. 4. 선고 2014나3770 판결).
해당 유튜버 역시 영상 말미에 "자연을 보러 간다면 추천하지만, 다른 관광지와 같은 서비스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한 점은 공익성 주장에 힘을 싣는다.
다만, '사실'과 '의견'은 구분해야 한다. "제주도 전복죽보다 비싸다"는 것은 주관적 비교에 근거한 '의견'으로 문제 될 소지가 적다. 그러나 "절반 이상이 비계"라는 표현은 '사실 적시'에 해당한다. 만약 식당 주인이 이 내용이 명백한 허위임을 입증한다면, 공익성이 있더라도 유튜버는 명예훼손 책임을 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소비자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는 폭넓게 보호된다. 하지만 비판의 내용이 공익을 위한 것이라 해도, 악의적인 비방이나 명백한 허위 사실에 기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