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 울리는 '문콕' 사고…아끼는 내 차 망가뜨렸는데 왜 재물손괴가 아닌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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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 울리는 '문콕' 사고…아끼는 내 차 망가뜨렸는데 왜 재물손괴가 아닌 거죠?

2022. 10. 12 15:56 작성2022. 10. 12 18:33 수정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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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흔히 발생하고, 그만큼 차주에게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주는 '문콕' 사고. 상대방에게 제대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걸까? 로톡뉴스가 '문콕'을 둘러싼 쟁점들을 정리해봤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셔터스톡

옆 차에 타고 있던 어린아이가 벌컥 문을 연 탓에 차문이 '콕'하고 찍혔다. 상황을 알아챈 보호자라도 사과를 했어야 하지만 말없이 현장을 떠났다.


일상에서 흔히 발생하고, 그만큼 차주에게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주는 '문콕' 사고. 최근 방송인 박지윤씨 남편 최동석 전 KBS 아나운서도 이 같은 피해를 겪은 사실을 SNS에 올려 많은 차주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도 비슷한 피해 경험을 털어놓으며 "가해 운전자를 찾아내 손해를 물어내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당하고 억울한 '문콕' 사고를 당했을 때, 상대방에게 제대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걸까? 로톡뉴스가 이 문제를 둘러싼 쟁점들을 정리해봤다.


직접 목격했으면 그나마 수월하지만⋯뒤늦게 발견했다면 직접 증거 등 확보해야

일단, 현장에서 사고 장면을 직접 목격했거나 단연 유리하다. 대부분 자동차 블랙박스 등에 증거가 남아있을 확률도 커 상대방에게 수리비를 청구할 수 있다. '문콕' 사고도 엄연한 손해배상 대상이기 때문이다. 만약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시, 보험으로 우선 처리하고 보험사가 구상권을 청구하도록 해도 된다.


실제로 문콕 수리비에 대한 보험사 구상권이 인정된 사례도 있다. 지난 2020년 7월, 서울남부지법은 '문콕'을 당한 피해자 A씨 측 보험사가 가해자 B씨 측 보험사를 상대로 낸 구상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당시 두 보험사가 두고 싸운 수리비는 12만원이었다.


이 사건 B씨는 모 호텔 주차장에서 차 문을 열다가 A씨 차량 뒷좌석 문에 흠집을 냈다. 이후 수리비를 놓고 다투다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A씨는 자차보험으로 수리를 마쳤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B씨 과실로 A씨 차가 파손됐다"며 "대신 수리비를 선지급한 A씨 측 보험사가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특히 이 사건에서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 측 △차량이 주차된 위치 △원고 차량의 파손 부위 △수리 내역 등을 종합해보면 피고 차량 운전자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채 차 문을 열면서 원고 차량의 뒷좌석 문을 충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짚기도 했다.


 '문콕' 현장을 직접 목격한 게 아니라면 문제 해결이 다소 까다로워 질 수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문콕' 현장을 직접 본 게 아니라면 문제 해결이 다소 까다로워 질 수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이처럼 '문콕' 현장을 직접 목격한 게 아니라면 피해 증거와 가해 상대방을 직접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문제 해결이 다소 까다로워질 수 있다. 이런 경우 블랙박스 영상이나 현장 인근 CC(폐쇄회로)TV 기록 등을 확보하면 좋다. 단, 피해자라고 해도 CCTV 등을 언제든 열람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 때문이다. 이때는 경찰에 도움을 구해 CCTV 열람을 요청하는 등 방법을 취해야 한다(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항 제5호).


'문콕'도 재물손괴? 물피도주?⋯고의 아니라면 형사 처벌은 어려워

원활하게 합의가 된다면 상관없겠지만, '문콕'을 하고도 발뺌을 하는 경우나 그냥 도망간 경우. 괘씸한 마음에 경찰에 신고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문콕을 이유로 가해자를 형사 처벌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일단 다른 사람 차량에 손상을 입힌 건 맞으니 형법상 재물손괴죄를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불가능하다. 해당 혐의는 고의를 가지고 다른 사람 물건을 손괴한 경우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문을 여닫다 실수로 '문콕'을 일으킨 행위를 처벌할 수 없는 이유다.


도로교통법상 상대방 차량에 피해를 끼치고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하는 '물피도주' 혐의도 있긴 하다. 지난 2017년 10월부터 개정·시행된 도로교통법은 도로가 아닌 주차장에서 벌어진 사고에도 물피도주 혐의를 적용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했다. 이 경우 20만원 이하 벌금 등에 처한다(제156조 제10호).


다만 이 법조항도 '문콕'은 제외다. 물피도주 혐의도 어디까지나 차량을 운행하던 중 발생한 사고여야 하는데, 차량을 멈춘 뒤 하차하는 과정에서 문을 열다가 일으킨 '문콕'은 여기 해당이 안 되기 때문이다.


'문콕'을 한 상대방에게 형사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이유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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